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셋증후군 May 16. 2023

4. 월급은 내가 준다는 ‘너’

제1장 퇴사사유: ‘너’는 누구인가

 월급은 내가 준다던 ‘너’ 

이거 너무 지겨운 레퍼토리 아닌가? 


내 세대에는 이런 말은 못 들어볼 법도 한데, 나도 듣고야 말았다. 

‘월급 누가 주는데!’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기분이 언짢기보다 비현실적 발언에 웃음이 터져나올 뻔 했다. 


그는 왜 ‘돈은 누가 주는데!’라고 말했을까? 여러 가지 상황 비춰볼 때 내 그는 아래와 같은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생각이 안나 급하게 그냥 뱉은 거지.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내가 잘 모르니까 설명 좀 해줘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그래도 나 윗사람 대접 좀 해줘라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네가 더 똑똑한 거 아는데 티는 좀 내지 말아줘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너는 내가 데리고 있기에 너무 능력이 출중해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나 여기 있어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내 아이디어 별로라고 생각하나 봐?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나보다 먼저 퇴근하는 거야?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설마 이거 나더러 하라는 거 아니지? 

- 월급은 누가 주는데! -> 내가 회사 주인이다. 오바하지 마라. 


‘월급은 누가 주는데!’와 비슷하게 사용되나 좀 더 차분한 상황에서 쓰이는 말이 있다. 


‘주인의식을 갖고’ 


꼭 돈은 본인이 준다면서 주인의식은 나더러 가지란다. 

주인이 아닌데 주인의식을 갖기란 쉽지가 않다. 

상상력을 발휘해 ‘내가 주인이다’ 자기 최면을 거는 데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돈 주시는 분께서 좀 더 챙겨주셔야 한다. 


그리고 행여 내가 진짜 회사에서 주인행색 하면 어쩌려고 그러나? 

아, 그때 다시 ‘월급은 누가 주는데!’라고 하면 된다. 



작가의 이전글 3. 다 밀어주겠다는 ‘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