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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05. 2022

외계인의 실존 가능성과 영화적 상상력

이 광활한 우주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은 어디일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한 2009년 작품 <아바타>는 국내 약 1천3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전 세계 흥행 수익도 약 27억 달러(한화로 대략 3조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를 돌파하며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대작이 되었다. <아바타>는 총 5편까지 제작될 예정이라고 했다. 제임스 카메론 제작진이 구현한 시각적 효과는 1984년작 <터미네이터>나 1989년 <어비스>를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지만 <아바타>에서 보여준 외계행성 '판도라'의 사실적이면서도 판타지 같은 배경과 이곳의 토착 외계인 '나비족'의 외형적 설정은 굉장히 촘촘하고 섬세하며 화려했다. 블록버스터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영화적 스케일도 남다르지만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플롯 또한 탄탄했다. 162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인데도 지루할 틈 없다는 것은 볼거리와 스토리가 충분하다는 것이겠다. 제임스 카메론이 그 어떠한 영화보다 애착을 갖고 후속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 역시 충분히 이해가 된다.


2009년 <아바타>를 2027년 5편까지 제작하게 될 제임스 카메론 감독(당연하지만 왼쪽)  출처 : wechoiceblogger.com


영화 <아바타>는 2154년을 배경으로 하는 SF 블록버스터로 인류의 무분별한 지구 개척과 에너지 고갈에 대한 현실적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진다. 급기야 지구가 아닌 외계 행성 판도라로 떠나 또다시 개척과 소비를 반복하는 인간은 나비족이라는 토착 외계인과 갈등을 벌이다 전쟁까지 치르게 된다. 인간은 판도라를 침범한 종족이 되는 셈이고 나비족은 자신들의 터전을 지켜야 할 명분으로 전쟁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이는 마치 유럽의 어느 국가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를 식민지로 삼았던 역사 속 과거를 떠올리게 만든다.


나비족과 똑같이 생긴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는 이 영화의 중심이고 뇌파를 연결하여 원격으로 조정한다는 미래의 테크놀로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더불어 나비족은 거대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외계 행성의 '외계 종족'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영화를 통해 접했던 외계인은 <E.T>라던가 <에일리언>, 영화 <컨택트>의 '햅타포드', 영화 <배틀쉽>에 등장했던 종족들이었다. 대다수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기도 했고 무엇보다 공격성향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일부는 친근하게 그려지는 경우들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 등장한 '외계 종족'은 애초에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일종의 크리쳐다.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컴퓨터 그래픽을 어떻게 다루느냐, 컨셉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지구는 태양계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유일무이한 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계를 벗어나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우주 위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은 없을까? 인류가 도달하기 어려울 정도의 거리이기도 하고 우주의 크기를 결코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이 지구뿐이라는 명제 자체가 오히려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이를 수학적으로 접근한 드레이크 방정식이라는 것이 있다. 인간(지구)과 교신할 수 있는 하지만 특정할 수 없는 지적 외계 생명체의 수를 수학적으로 계산한 방정식이다. 미국의 천문학자인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가 고안했다. 여러 항목들에 대입해야 하는 숫자가 명확하면 좋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어떠한 값을 대입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천차만별인데 결국 답이 없는 방정식이라 하겠다. 방정식의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N = R* × fp × ne × fl × fi × fc × L
N = 우리 은하 내 교신이 가능한 지적 외계 생명체 문명의 수.
R* = 우리 은하 내에서 1년 동안 탄생하는 항성의 수.
fp = 위의 항성들이 행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
ne = 항성에 속한 행성들 중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의 수.
fl = 위 조건을 만족한 행성에서 생명체가 발생할 확률.
fi = 발생한 생명체가 지적 문명으로 진화할 확률.
fc = 발생한 지적 문명이 탐지 가능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할 확률.
L = 위의 조건을 만족한 지적 문명이 존재할 수 있는 시간.      


테슬라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 X'라는 민간 우주기업을 설립해 화성 이주를 꿈꾸고 있다. 같은 태양계에 존재하며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이지만 우리의 테크놀로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그러니 태양계를 벗어나 또 다른 행성을 개척하는 것 역시 꽤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찾는 것 그리고 실제로 생명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알아내는 것 모두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라 하겠다. 우리에게 외계 생명체는 아직까지 판타지다. 영화 <맨 인 블랙>에서는 수많은 외계 종족들이 지구 곳곳에 정체를 숨기고 살아간다고 했고 간혹 UFO 사진이라며 떠도는 경우들도 있다. 외계인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미국의 어느 비밀문건도 존재한다는 설이 있더랬다. 개인적으로 외계인은 실존한다고 믿는다. 드레이크 방정식에 값을 넣을 수 없어 명확한 답도 알 수 없다지만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 없을 리 만무하다. 그 언젠가 외계 생명체와 교감하게 된다면 그리고 영화적 상상력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침략이나 지배의 개념이 아니라 공존과 소통의 신세계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끝>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아바타> 흥행 수익 : 위키피디아(https://en.wikipedia.org/wiki/Avatar_(2009_film)#Box_office)

- 드레이크 방정식 : 사이언스올(scienceall.com)

※ 이 글은 단대신문 1489호에 실린 글이며 위 본문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http://dknews.dankook.ac.kr/news/articleView.html?idxno=18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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