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전용 생성 AI, 루푸스(Rufus) by 아마존
"절기상 경칩, 오늘의 날씨는..." 그날 아침 뉴스를 보면서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의 이름을 함께 다룬 기사 하나를 접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공통점이 있는데 일단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가이고 우주 항해 시대를 향해 원대한 꿈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면서 어마어마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갑부'다.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대략 263.3조 원이다. 일론 머스크는 거의 넘사벽 수준의 부자였다. 1조 원도 아니고 무려 200조 원대 부자라고 하는데 사실 체감이 잘 되지 않는 수준이다. 봄을 알리는 경칩일, 제프 베조스의 순자산가치 총액이 267조 원이 되면서 머스크를 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 이는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라는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출처 : Bloomberg Billionaires Index)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은 '2023년 연말은 기록적인 쇼핑 시즌이었다'며 좋은 실적을 보이기도 했는데 실적을 발표하던 날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의 쇼핑 도우미 '루푸스(Rufus)'를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아마존 모바일앱에서 유저가 원하는 질문에 답을 하고 상품도 추천해 주는 챗봇 솔루션이다. 텍스트로 제품에 대한 내용을 던지면 루푸스가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 질문에 맞는 답을 내놓는다. 사실 챗GPT와 같은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결국 텍스트 기반의 생성형 인공지능이 아마존 플랫폼에 '맞춤형'으로 개발된 셈이다. 쉽게 말하면 쇼핑 전용으로 만들어진 생성형 인공지능인 것이다. 루푸스 역시 딥러닝을 거친 인공지능인데 제품에 대한 설명, 사용자들의 수많은 리뷰와 웹 상에 퍼져있는 제품 관련 내용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알렉사(Alexa)'라는 대화형 인공지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 자체가 음성을 지원하는 인공지능이니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LLM을 탑재하게 되면 보다 원활한 상호 작용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 고도화된 생성형 인공지능이 아마존 같은 쇼핑 플랫폼에 탑재되면 판매자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판매하려는 제품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도 꾸역꾸역 채워 넣지 않더라도 AI가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판매자의 '시간'도 절약될 수 있게 된다. 판매자들의 제품 광고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이뤄질 수 있게 되고 광고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리뷰나 Q&A, FAQ까지 만들어낼 수도 있다. 아마존의 루푸스는 이러한 기능 이외에도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매우 자연스러운 답을 내놓는다고 한다. 가령, 신발을 사려고 하는데 로드 런닝화와 트레일 런닝화는 어떻게 다른지(what are the differences between trail and road running shoes?), 내구성은 어떠한지(are these durable?)' 등에 대해서도 제품 정보, 사용자 후기를 학습하여 값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조금 나아가 "에어프라이어 따위를 구매하려는데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냄비 하나를 사려는데 인덕션도 사용 가능한 제품", "캠핑 초보자인데 가장 필요한 제품 추천" 등 조금 더 디테일한 내용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특정 제품을 원하는 유저에게 알맞은 답을 제시한다'는 것은 챗봇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하고 이상적이다. 그 말은 쇼핑 전용 플랫폼에서 잠재적 소비자가 소비를 원하는 특정 제품에 대해 질문(쿼리)을 던질 것이고 그에 대한 결괏값을 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을 이용하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소비자들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아이도 있을 것이고 아빠의 생일을 준비하는 딸도 있을 것이고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준비하는 여성도 있을 것이며 할머니에게 선물하기 위해 선물을 고르려는 손자도 있을 것이다. 덩치가 큰 사람이 옷을 사려고 아마존에 접속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 책 한 권을 추천받기 위해 검색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테크크런치가 루푸스를 기사로 다루면서 이러한 정상적 범위에 있는 이야기보다 조금 재미있는 쿼리를 던지기도 했단다.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최악의 선물은?"(What are the worst gifts for parents?), "아이들에게 폭력성 있는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What are some violent video games for kids?) 같은 질문 말이다. 사실 좋은 것만 따져 물을 순 없다. 그냥 나쁘거나(worse) 최악인(worst) 경우도 고려해야 그나마 나은 것들을(better 혹은 reasonable)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딱히 평범하진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비정상의 쿼리들을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 이는 모든 생성형 인공지능에 해당하는 이슈일 수 있다. 천만명의 유저가 있다면 천만번의 비정상도 받아칠 수 있어야 할 테니까. 생성형 인공지능 탄생 이후로 보면 아무렇지 않게 구글링 하듯 키워드 몇 개만 툭 던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챗GPT와 같은 생성 AI를 써봤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유저들은 보다 구체적인 키워드의 조합을 문장으로 만들어 제시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이제 이러한 문장을 쿼리로 인지하고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아마존의 AI 루푸스 역시 마찬가지다.
쇼핑 플랫폼에 AI를 탑재한다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도 판매자들도 더불어 이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탑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잇는 단순한 도구의 기능을 넘어 거짓 리뷰나 허위 정보, 광고나 프로모션으로 보일법한 것들을 배제하여 진실된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 아마존뿐 아니라 쇼핑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들이 루푸스와 같은, 아니 그 이상의 생성형 인공지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쇼핑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큰 이변이 없다면 그 추세는 쭉 이어지게 될 것 같다. 이제는 상품에 대한 뉴스나 광고보다 사용자들의 '찐 리뷰'와 내게 가장 잘 맞는 '진짜 정보'를 원하고 있다. 감히 말해 변화는 곧 고객 혁신을 이룬다.
※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 <Amazon announces Rufus, a new generative AI-powered conversational shopping experience>(2024.2.2), amazon.com
- <Amazon’s new Rufus chatbot isn’t bad — but it isn’t great, either>(2024.3.6), tech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