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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시대를 담는 그릇

어느 인싸 Chill Guy의 럭키비키

by Pen 잡은 루이스 Feb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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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을 여행 하던 중 길을 잃었는데 마침 주변에 볼거리도 많고 또 새로운 추억도 만들 수 있어서 완전 럭키비키였지 뭐야' 

'카페 테이블에 앉아 chill한 분위기로 커피 한모금 마시는 나는야 chill guy'

'어제 친구 결혼식 갔는데 나만 솔로더라. 완전 현타 옴'

'이딴걸 지금 예시라고 들고 있으니 은근 킹받네


최근 유행어나 새로 생긴 신조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뭐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기는 하지만. 흔히 언어는 시대를 담는 그릇이라고 하죠. '문화를 담는 그릇', '세계관을 담는 그릇' 또는 우리의 마음을 담는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꾸준하게 변화하는 언어의 흐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언어가 만들어진 이후 언어를 묶고 있는 문화와 세계관이 이를 다듬고 깎아 시대를 만들었고 세대를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문화 속에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합니다. 셀럽들로부터 퍼져나가는 패션(아이템), SNS나 커뮤니티 등 인터넷 문화와 모바일 트렌드, 드라마나 영화, 음악에 이르는 콘텐츠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까지 뭔가 되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키워드들을 마구 집어삼키고 있죠. 물론 그 중에는 유행어도 있고 신조어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급식체라는 것도 있었는데 이것도 한때 유행을 타기도 했었죠. 와르르맨션, 에바쎄바, JGT, 핵인싸 등등. 배우 하정우가 JGT라는 단어를 보고 '졸구리탱'이라고 하기도 했었는데. 에바쎄바는 '에이 그거 오바야'라는 말이 커지고 부풀려지고 이렇게 저렇게 포장되어 에바쎄바가 되었다는 설. 신조어가 조금 더 확장되고 진화된 느낌이네요.  


원영적 사고 방식을 두고 ‘럭키비키’라고 한다거나 무턱대고 나오는 ‘chill’ 같은 단어, '킹받는다'고 말하는 표현들이 유행하는데 SNS에서도 굉장히 흔히 볼 수 있는 키워드랍니다. 같은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언어로 신선하게 표현해 본다거나 새로운 단어를 조합해 또 다른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하죠. 과거에는 하나의 유행어가 정착하는데 의외로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듯 유행어도 신조어도 순식간에 변화한답니다. 물론 이러한 유행어나 신조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져갑니다. 영원한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유행어는 단순한 언어의 변화가 아니라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우리 사회와 문화의 흐름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언어 표현들은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특성을 지닙니다. 그동안 시대를 거쳐왔던 유행어나 신조어를 떠올려보면 그렇죠. 커머셜 광고를 통해 유명해진 단어라던가, 가끔 연예인들이 만들어내는 유행어, 이제는 유튜브나 틱톡, SNS 혹은 커뮤니티에서 생산되는 신조어 중 일부가 밈을 타고 번지게 됩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굉장히 신선할 수 있지만 트렌드라는 것이 늘 새로운 걸 찾든 서서히 사라지게 되죠. 그럼 그 뒤로 바통을 이어받듯 또 다른 신조어가 등장하곤 합니다. 럭키비키 뒤에는 또 무엇이 이어지게 될지. 


(좋게 말하면) 트렌드를 관통하는 언어는 단순히 일시적 유행을 넘어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 될 수 있습니다. 특정 키워드가 왜 유행했는지 보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문화, 감정, 가치관을 깨달을 수 있게 되죠. 더불어 언어의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소통이랍니다. 새로운 단어나 표현이 등장할 때마다 세대 간의 언어 차이도 발생하게 되는데요.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아닐까요? 예전에 MZ세대가 쓴다는 신조어를 기성 세대의 연예인에게 퀴즈 형식으로 풀어냈던 짤막한 이벤트가 떠오르네요. 당시 등장했던 배우 한명이 "아니 왜 대체 이런 말을 쓰는거야?"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죠. 그러면서도 머리를 싸메고 신조어를 마음 가는대로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맞춘 건 거의 없었지만요. 


언어는 정말이지 살아있는 생명체 같아 누군가 숨을 불어넣은 것 같아요. 계속해서 변화하고 새로운 모습이 되어 나타나기도 하잖아요. 본래의 '언어'를 뭉개고 버무려 마치 파괴라도 하는듯한 느낌이 들어 때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오늘 자리한 문화 속에 분명히 유행어도 신조어도 존재하고 있지만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또 다른 단어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언어는 결국 소통을 위한 것이죠.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에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단순히 '말'이나 '글자' 뿐 아니라 눈빛이며 몸짓이며 때로는 침묵 속에서도 우리는 무엇인가 전달을 하고 또 수용하며 이해를 하게 되죠. 그게 바로 언어를 통한 공감이라는 것입니다. 표현의 방식이 무엇이든 말입니다. 그러니 꼭 좋다 혹은 나쁘다라고 이분법적으로 말하기에도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고 아예 안 쓰는 것도 아니니까요. 


음, 나는 과연 유행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통이라는 걸 할 때 얼마나 신조어를 쓰고 있을까 곱씹어 보는 중입니다. 



※ 같이 보는 글 : https://brunch.co.kr/@louis1st/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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