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05

by c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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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결국 벌어질 일들은 벌어진다.


아름다움은 늘 너와 함께 온다.

그래서, 그 분위기에 그 처절함에 매료되어

나는 여기까지 이끌려 너에게 왔다.


하찮은 삶의 연속이

너와 나의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간다.

뜻을 알려고 하는 나와

알려줄 생각이 없는 너의 충돌이

하루에도 12번은 일어난다.


*


그러나 나는 모든 것을, 모두 기억하고 싶었다.

너의 밤은 고요했으나, 나의 밤은 소란스러웠다.


너의 아침, 나의 밤.

나의 밤, 너의 새벽.

어느 것 제대로 들어맞는 것이 없었으나

너의 빛나는 요일이 나의 어두운 요일을

확실하게 비춰주고 있었으니

날카로운 너의 말도 버틸 수 있었다.


너에게 도달하지 못할 이야기를

네가 알 수 없는 곳에서 말한다.

맹독을 품은 너의 손가락이

나를 처참하게 찢었을 때도

나는 너의 기억 끝에 머물러 있다.


너의 적막이

한겨울처럼 쓸쓸하다.

그렇지만 결국 올 것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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