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유럽 가는 날
지난 이야기
캐나다 동쪽으로 여행을 떠난 T.
여러 도움과 행운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유럽 여행이 결정된다.
이브네 지하 주차장
‘부스럭부스럭’
어두컴컴한 미니 벤 실내 뒷좌석에서
노란 조명등에 의지해
짐을 싸고 있는 T
유럽에 가있을 동안
주차를 도와줄 이브의 지하 주차장에
아침 일찍 주차를 한 후
당일 아침에서야 짐을 싸고 있다
생애 첫 유럽 여행에 대한 기대로
40리터짜리 메인가방과
60리터짜리 보조가방을
가지고 가기로 결정한다
40리터 가방에 모든 짐을 챙겨 갈 수 있지만
60리터 보조 가방에는 간식들을 잔뜩 챙겨 넣었다
예정에도 없던 유럽 여행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한 T의 조치였다
T는 빨래가 덜 마른 것을 발견한다
덜 마른 양말을 대충 배낭에 걸고 출발한다
공항까지는 버스 정류장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버스 정류장까지 20분을 걸어 도착하니
가방에 걸어둔 양말 한쪽이 보이지 않는다
많은 고심 끝에 T는
다시 가방을 둘러매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다시 20분을 걸어 이브의 주차장에 도착하니
로비를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가 그 순간 무언가를 집어 들고 갸우뚱하신다
“그거 제 거예요”
보따리 인생
T는 다시 20분을 걸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 내내 T의 마음이 불편하다
자동차의 키를 이브에게 맡기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경비실과 근처 아무 곳도 맡아주지 않아 그냥 들고 왔지만
'T가 없는 동안 차를 움직일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이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이번에도 다시 가방을 둘러메고 주차장으로 향하기로 한다
무거운 짐을 메고 몇 번씩
왔다 갔다 한 T이지만
양말을 찾고
키를 자동차 뒤편에 숨겨두니
마음이 편해짐을 T는 깨닫는다
마음이 편한 것이 그에게는 지금 필요했다
다시 또 큼지막한 짐들을 매고 공항 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언젠가 T의 엄마가 그보고 보따리 인생이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T는 참나하고 웃음이 나왔다
공항에서의 조우
공항에서 우연히 JH를 만났다
같은 봉사 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는
JH가 토론토에 온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이 넓은 토론토 공항에서
갑자기 그가 뒤에서 이름을 부를지는 T는 전혀 예상 못했다
일 때문에 토론토에 온 그가 T는 부러웠고
유럽으로 여행을 간다는 T를 그는 부러워했다
체크인
벌을 서고 있는 것처럼
긴 줄 옆에 혼자 서있는 T.
T의 큼지막한 60리터짜리 배낭을 그냥 기내 수화물로 인정해주기는 쉽지 않았다
순간 대부분 음식이라 이거 내가 지금 먹을 점심이다 라며
음식들을 다른 가방으로 옮겨 보는 T.
그러자 60리터 가방도 마법을 부린 듯
수화물 규격 측정기에 수월하게 들어간다
하지만 직원에게
이번 한 번만 봐준다는 말을 듣고 마는 그였다
출발 전까지
출발까지 시간이 있는 T는
운동공부를 하며 식사를 한다
오랜만에 음성녹음 정리를 한다
4월부터 밀렸있는 녹음을 확인하지만 우선 그냥 시작한다
그리고 글을 쓴다
T의 비행기 시간이 연착되었다
경유지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 갈 틈도 없이
바로 갈아타라고 한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들으며
T는 에든버러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