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스코틀랜드 이야기(2)
제이미와의 만남
제이미의 집은 에든버러성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위치했다
현관문을 들어서면 막닦드리는 어둡고 좁은 통로를
정면의 에든버러 성을 품은, 화장실 창에서 나오는 밝은 햇살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다
화장실 왼쪽으로는 조그마한 침실이
오른쪽으로는 응접실 겸 식탁이 있는 주방과 부엌이 나왔다
예전 마법사들의 집처럼
아마 한 번도 청소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없는
오래된 나무가구들과 마법도구들이 자연스레 배치된 응접실과
응접실 창밖으로 보이는 에든버러 성은 한순간에 T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이미는
멀끔히 차려입은 옷과 단정한 흰머리, 동그란 안경까지
인자한 제페토 할아버지의 느낌이었지만
소개해준 라이언의 할아버지가 아니라 그의 음악 동료이자 친구였다
설명하기 쉬우니까 그냥 본인 할아버지라고 한다고 한다
제이미는
스코틀랜드의 전통음악가중에 한 명이었다
스코틀랜드 전통복을 입고
매년 여름 이곳에서 전 세계의 관객들을 위해 큰 공연을 한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이 너무 많다는
볼멘소리를 그가 한다
T는 의아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스코틀랜드의 전통공연보다는 해리포터의 성지로써 이곳을 찾는다는 것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음을 알아차린다
인자한 그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그에게는 관광객을 포함하여 이 땅을 그 누구에게도 점령당하는 것을 허락지 않은,
오랜 스코틀랜드의 역사에서 잉글랜드의 침략에 맞서 싸운 피가 흐르고 있었고
요즘 휴대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들을 점점 휴대폰에 점령당한다고 믿는 그는
혼자서 이것을 분주하게 막아 보려는 것도 후에 알게 된다
에든버러 삼총사
T에게 제이미를 소개해준
라이언이 잘 도착했는지 연락을 해왔다
다 같이 점심을 먹기로 하고
라이언이 제이미와 T를 픽업했다
훤칠한 외모와 시원시원한 목소리
엄마 차를 빌려서 오느라 살짝 늦었다고 말하는 라이언의 장난스러운 미소
나이차이가 무색하게 제이미와 친구같이 대화하는 모습과
어색함 없이 T에게도 걸어오는 대화.
그들은 곧 시내를 나와 시외곽으로 달렸다
풍경은 곧 큰 건물들이 사라지고 나무들이 옆을 스쳐 지나간다
푸른 평야와 아기자기한 돌집들이 보인다
그들은 로빈이라는 친구집으로 먼저 향했다
시외곽에 어느 조용한 마을에 도착을 하자
차를 세우고 골목으로 걸어 들어간다
골목 맨 끝에 위치한 하우스에 가까이하자
로빈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마당에 계시고 그 옆에 개가 짖는다
전혀 어색함 없이 라이언은 로빈의 엄마와 인사를 나눈다
그들은 어릴 적 친구를 기다리는 것처럼 집 앞에서 로빈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로빈은 전형적인 영국계 아이였다
빨간 머리라고 하기엔 조금 주황빛 머리색깔에
하얀 피부 위에 주근깨가 이제 막 20살 정도의 앳된 얼굴을 만들었다
이 셋의 나이 차가 많이 남에도 불구하고
전혀 거리낌 없이 주고받는 대화를 들으며
T는 왜인지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차를 타고
조금 더 교외로 빠져나갔다
멋진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도착을 한다
언덕 위에 덩그러니 혼자 위치한 음식점은 뷔페였다
가격이 비싼데 왜 네가 사냐는 제이미의 물음에
라이언은 좋은 쿠폰을 얻었다고 대답한다
내부는 근사했다
스코틀랜드식 돌집안에 내부는 넓었고
음식들 또한 다양했다
음식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눈다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도
크게 어색함이 없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T는 그들이 오래된 사이뿐만 아니라 정말 친구처럼 애증의 관계임을 느낄 수 있었다
셋 다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그렇듯
그들은 얼마 전까지도 재정적으로 힘겨웠었다
제이미가 큰 공연을 맡게 되고
라이언의 공연이 바이럴이 되고
로빈이 성인이 되어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지만
힘들 때 서로 도움을 주며 형성된 끈끈함은
그들의 대화에서 묻어 나왔다
문득 어른이 되어서도 끈끈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바로 이것이구나 라며
어려운 시절이 끈끈한 친구를 형성하는 필요조건이지 않을까라고 T는 생각을 한다
오래된 사이에서 풍기는 장난스럽지만 깊은 기운은 T가 항상 추구하던 것으로
학창 시절에 그의 친구들을 떠올리며
아까 받은 아련한 느낌의 이유 또한 알아차린다
T가 혼자 이런 생각을 하는 하는 와중에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관계에 대해
라이언, 제이미, 로빈은 형제처럼 단합하여 영국을 맹공격하고 있다
멋진 하루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친구들끼리 여행을 하듯
에든버러의 명소를 구경하고
이곳에서 유명한 위스키도 마신다
로빈과 라이언과 헤어 진후에도
해지는 에든버러 성을 바라보며
제이미가 차려준 저녁을 먹는 T.
제이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브로큰백 마운틴을 보며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