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스코틀랜드 이야기(3)
에든버러에서의 아침
조그만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T가 곤히 자고 있는 침대를 환하게 밝혀 옵니다
이곳에서 푹 잠을 이루고 있는 T이지만
느릿한 햇살 때문인지
아늑한 침대에서 더 늘어지고만 싶어 집니다
방문 밖으로는 제이미가 분주히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매일 아침 응접실 식탁에 앉아
그 둘은 커피를 마시며
전날 밤 본 영화 이야기를 나눕니다
제이미가 차려주는 건강한 아침식사를 하면서도
그들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제이미와의 시간
아침을 먹고 나면
T와 제이미의 탐험이 시작됩니다
그날의 목적에 따라 옷을 입고
때로는 가방과 도시락을 싸기도 합니다
준비를 마치고 일층으로 내려와
현관 입구의 문을 엽니다
문이 열리는 틈 사이로
벌써 왁자지껄 한 거리의 소음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관광객들을 비추는 밝은 빛이 들어옵니다
현관을 경계로 꼭 다른 공간인 것만 같다고 T는 생각합니다
이 둘도 곧 그 군중들의 물결 속으로 들어가지만
곧 제이미의 인도로 그가 아는 지름길과 골목들을 이용하여
큰 체증 없이
조용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닐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박물관을 포함하여
여러 에든버러의 명소들을 구경합니다
어느 날은 학교의 졸업식까지 펼쳐져
많은 사람들이 망토를 입고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에든버러 성 앞에서 열리는 주말 시장에 가서 장을 봅니다
조용한 아침의 기운 아래로
여러 교외에서 올라온 신선한 식품과
구입을 하려는 현지인들을 보며
이곳에서의 삶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끔은
멀리 에든버러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아서왕의 흔적을 찾아 등산을 가기도 합니다
버스를 타고
교외 목초지로 가
실컷 양들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더 멀리 버스를 타고
어느 바닷가 마을의 커피집을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제이미가 함께하지 못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이때의 T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집니다
관광객들을 피해
아침 일찍 안개 낀 에든버러의 시내와 골목을
해리포터의 음악과 함께 달려 본다던가
조앤 K롤링이 영감을 받았으리라 짐작이 되는
고풍스러운 에든버러 도서관에서
온전히 본인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T에게는 행복감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에든버러에서의 저녁
편안한 피아노 곡에 맞추어
천천히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에븐버러 성 앞의 어느 창문 안으로
제이미와 T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이용한
요리들이 정성스레 준비됩니다
그들은 벽난로 옆
조그마한 갈색 식탁에 앉아
노래를 듣고 대화를 나누며
저녁 식사를 합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주로 그들은 침실에서 함께 영화를 봅니다
'브로큰백 마운틴',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에 이어
이날 제이미가 권하는 영화는
'카마수트라'입니다
아무리 T에게 신선한 영화라 할지라도
많은 설명들로 인해 계속 보기에는 피곤함이 오는 영화입니다
제이미가 권한 와인 때문인지
T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을 청하기로 합니다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로 오자
제이미는 이미 눕자마자 잠에 든 것 같습니다
T 또한 불을 끄고
그의 옆에 편안하게 눕습니다
이날 갔다 온 교외 여행에서의 노곤함과
제이미 집의 안락함까지 더해져
바로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간
제이미의 손이 불쑥 T의 배로 들어옵니다
제이미는 잠을 자고 있지만
T는 그의 손에서 왠지 모를 낯선 힘을 느낍니다
물론
대번에 그의 손을 치웠지만
T의 잠은 확 달아나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