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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Jan 24. 2022

한 여름 고속도로 정체기

2021년 캐나다 로드트립 여행기(2)

여기로 와

잘 잤다.

밤새 떠들썩하던 차 한 대의 불빛은 아침이 되니 온대 간데없었고 멀리 산책로의 가로등만이 보였다.


주차장에서부터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밤이 걷어졌고 놀랍고도 무서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크로우네스트 하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 이곳은 어느 날 돌산이 무너진 곳이라고 한다. 몇 채의 집까지 돌무더기가 덮쳐서 인명피해도 있었다고 들었다.


잠시 자연의 무서움을 느끼고 다시 3번 도로에 올랐다. 오늘은 벤쿠버에 도착해서 조금 쉬다가 배를 타는 날이다.


아침부터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리니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3번 도로는 처음 경험한 곳이라 그런지 낯설고 조금 더 시골길 스런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BC의 알려지지 않은 호수와 작은 마을마다 이미 어떻게 알았는지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국경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미국식의 사막 지형도 조금 나타났다. 아직 미국이 아닌데도 곳곳에 미국 국기도 있었고 날씨가 더 더워진 것만 같았다.

점차 벗겨지는 지형들

이후로 몇 시간 신나게 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던 중 엄청 높은 산을 올라갔고 거기서부터 사정없는 내리막길이 또 시작되었다.

이윽고 내리막길에서는 멀리 호수를 끼고 있는 오소요스라는 마을이 한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나 멋있는 관경에 눈을 떼지 못하고 산을 내려오고 있던 중, 산 중턱인데도 불구하고 앞에 차들이 점차 서더니 아예 움직이지 않기 시작했다.

이 큰 호수를 건너는 길이 단 하나라니.

돌아갈 수도 다른 길도 없다. 구글맵은 1시간 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했지만 그 한 시간이 두 번, 세 번 반복되기 시작했다.

날씨는 또 얼마나 더운지 꾸벅꾸벅 졸음이 계속 쏟아졌다.

사람들은 지쳤고 길이 아닌 길로 빠지는 차들이 나왔다.

2시간쯤 흘러 언덕을 조금 벗어나자 운전자를 제외한 사람들은 걸어서 마을까지 내려가기도 하고 화장실이 급한 사람들은 보이는 인가에 그냥 들어갔다.

마을로 거의 내려오자 사람들은 차를 그냥 방치한 채 물과 과일을 사러 상점으로 뛰어갔다.


옆에 집이 보이면 실례를 무릎쓰고 실례를 했다

4시간을 잡혀있었다.

이미 통행이 진행 됐을 때는 수습이 다 된 상태여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억울하게 알 수도 없었다.

겨우 겨우 이곳을 빠져나왔지만 나는 갈길이 멀어 멈출 수 없었다.


벤쿠버가 다 와가자 시작된 정체와 연료 경고등

하필 오늘은 일요일이었고 근교로 왔다가 들어오는 차들로 인해 교통체증은 극에 달했고 나의 가슴속은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정신없이 달렸고 정신없이 소변을 참았다.

연료경고등이 떴을 때는 배를 포기하려고 전화를 했지만 일요일이라 상담원을 연결할 수 없었다.


.

.

!!


너무나 긴박했지만 다행히 출발 시간 10분 전에 도착을 했다.

그 보상으론 너무나 아름다운 선상에서의 노을과 12시간 만의 꿀맛 같은 세수를 맛보았다.

그리고 밤 10시가 돼서야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벤쿠버 아일랜드로 몰래 진입했다.

캐러비안의 해적처럼









+ 세계에서 가장 큰 차

- 3번 도로에서 볼거리 중 하나인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인 테렉스이다. 그냥 덩그러니 주차장에 버려져? 있던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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