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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태섭 Mar 09. 2021

존 르 카레가 세상을 떠났다

금태섭의 <금씨책방> 51

<존 르 카레>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작가 존 르 카레가 세상을 떠났다. 1931년생이니 90세. 워낙 다작이라 그의 책을 모두 보지는 못했지만 주요 작품은 찾아 읽었다. 여행 갈 때 공항에서 많이 샀다.


작가 자신이 정보기관에 근무하고 스파이로 일한 경험이 있어서 소설에 현실감이 넘치지만, 그의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다. 냉전의 한 가운데에서 그 첨병인 스파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첩보 소설을 쓰면서 입체적이고 옳고 그름을 쉽사리 가를 수 없는 세계를 그린 작가. 대표작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는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결말을 가진 소설이다. 제임스 본드와는 정반대되는 이미지를 가진 조지 스마일리는 가장 좋아하는 소설 속 캐릭터 중 한명이고.


아버지가 소문난 사기꾼이었다던데 그래서 어머니는 작가가 다섯살 때 집을 나갔고, 어린 존 르 카레는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아버지가 사실은 정보기관에 근무하는 스파이라서 출장을 다니는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소설가로 자라게 되었다고 한다. 슬픈 날. 편안한 곳에서 쉬시길. 팬으로서 명복을 빈다. 


Obituary: John le Carré


https://www.bbc.com/news/entertainment-arts-19888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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