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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Jul 13. 2017

지인의 돌잔치

대한민국 두아이 아빠되기

그럼, 오늘의 주인공은
무엇을 잡을까요!?!?!!

두구두구,

북소리BGM이 깔리고,
아이는 덥석!

마이크를 잡아듭니다!

"네~! 끼도많고 재능많은 우리아이, 
연예인 되라고 박수 부탁드립니다!"


뭔가 아쉬운듯한 아빠엄마의 표정은 뒤로하고,
사회자 멘트에 박수소리가 퍼집니다.


아주 오랜만에
지인의 둘째아이 돌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자주 보지 못하는 여러 지인들이 반갑네요.

돌잔치와 함께

도란도란 이어지는 사는 이야기들.

다들 아이 엄마아빠라
자연스레 아이들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대화중인 지인의 아이도 작은 장애가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미 예전에 들었던터라,
어느정도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다소 의외의 대답이 이어졌지요.
아이의 아빠가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이제 4살난 아이의 장애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문득, 작년 10월, 우리 부부가 생각이 났습니다.

저희는 생후 19개월난 둘째아이의 수술을 앞두고 있었죠.
매일 이어지는 검사와 시술들,
너무 어린 아이에게 가혹한 일이었습니다.

국내 유명 의사분들의 소견이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핏덩이같은 아이에게
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야.
왜 그냥 다소 더딘 아이들도 있잖아
'
스스로 합리화 해보기도 했습니다.

수술과 치료를 앞에 두고
저는 두려웠습니다.

평생 양쪽 머리에 큰 기계를 차고,
일반 소리와는 다른 디지털신호로만 듣게 될 아이의 삶을 결정하는 일이

저에겐 두려웠습니다.

수술날짜를 미뤘습니다.
피해보려 했습니다. 그리고 원망도 했습니다.

하루는 모든게 내 잘못 같았고,
다음날은 모든게 남의 탓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보았습니다.
너무도 어린 둘째 아이.
아이의 삶은 제가 없는 곳에서도 계속 될테지요.
그리고 매순간 마주할것입니다.
자신의 장애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시선들과 말이죠.



그 순간,
저는 그 모든 시선들의 첫 번째가 되어 있었습니다.

피하려하고, 애써 무시해버리려한,
장애를 바라보는 그 시선의 시작이
바로 저의 시선이었던 것이죠.



우리는 흔히 장애인을 보면
애써 눈을 피하려 합니다.

남에게만 그러할까요? 아닙니다.
스스로에게도 그러지요
문제 상황을 피하려고 합니다.
애써 무시해버리지요.

'그냥 지나치면 괜찮을 거야'
'에이 뭐 그런걸 굳이 얘기해, 기분상하게..'

그러나 피할수록 상처가 커지는 일이 있습니다.
무시할수록 무시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장애가 그런것이었지요.

아파야 할땐 아파야 합니다.
울어야 할땐 울어야합니다.

문제를 마주볼수 있을때,
우린 답을 향해 한걸음 내딛게 됩니다.


결국 부모가 장애와 마주할 수 있어야,
아이도 자신의 장애와 마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박수소리와 함께 아이의 돌잔치가 마무리됩니다.
지인도 전문의와 아이의 치료상담을 받아보기로 했지요.

항상 맑은날만 있을 순 없죠.
늘 행복한일만 있을 수도 없습니다.
슬픔과 아픔을 바로 마주할때,
더욱 밝은 햇살이 우릴 비춰줄 것입니다.


영화 '인사이드아웃'의
기쁨이가 깨달은 슬픔이의 존재이유도 그것 이지요.
슬픔도 행복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임을 배우는 것이죠.

우리가 이런 배움의 과정을

'성장'이라고 부르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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