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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억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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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Aug 27. 2023

꿈꿀 권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인간은 원래 불안하다.

  

  확신에 넘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가 어느 날은 갑자기 밀려오는 공허함과 불확실함에 잠식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세상과 맞서 싸우는 날들이 지나가고 또 다시 마구 운다. 그러다 세상의 아름다움에 고개를 들고 다시 다짐을 한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 마음을 끝까지 책임져 본 적은 있었던가.


  그냥 해봐. 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해봤다. 그냥 해보는 것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그냥 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다음의 문제는 어떤 마음으로 끝까지 할 것이냐가 중요했다.


  이미 불행감을 아는 사람에게 순진한 행복감은 더이상 느끼지 못하는 감정일까. 어쩌면 좋아하는 것을 찾고 행한다는 거 자체가 철없는 발상이었나. 내가 보이지 않는 신기루를 쫒고 있는 건가. 이 뼛 속부터 올라오는 불행감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걸까.


  SNS에는 모두 자기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 뿐이다. 모두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자신의 행복을 자랑하기 바쁘다. 그 모습에 얄팍한 질투를 느끼지만 이내 그런 마음은 쓸모가 없다는 걸 알기에 다시 정신을 차린다.


암묵적인 사회적 계급을 벗어나 한 발 앞으로

  

  어쩌면 지금 힘든 이유는 복합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현재 사회적 계급에서 이루지 못 할 것을 이루려고 하기 때문일까. 부모의 경제, 교육 수준, 지역적 위치, 문화적 자원, 가정 환경 등을 따르면 분명히 수월하게 얻어 갈 수 있는 미래가 존재한다. 편안하고 먹고 살만 할 거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 다음 세계를 원한다.


  잘난 부모 밑에 태어나 자아실현을 이루는 사람, 남자라는 이유로 더 많은 기회를 얻기도 하고, 부모의 수월한 동의 하에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서울에 집이 있어 공간적 환경을 갈망하지도 않는다. 행복한 가정환경은 덤이다. 내가 원하는 걸 너무도 쉽게 얻어내는 그들을 보았다. 하지만 나에겐 삶을 쥐어 짜내며 얻어야 했던 것들이기에,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았다. 몰래 눈물을 훔쳐 본 사람은 알고 있을 것이다. 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물론 나에게도 나의 덤이 있기에 그 다음을 꿈꿀 수 있었다.


  그래서 또한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어느 조건 하에서 그의 인생이 점철되고 있는지 모르기에 타인의 인생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 하지만 몰래 눈물을 훔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책임지고 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르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어딘가 쓸쓸한 뒷모습과 웃음, 단단한 마음가짐과 태도, 편견없는 말들.


꿈꿀 권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여전히 그 다음의 세계로 넘어왔어도 보이고 느끼는 것은 이질감이다. 이전 세계에서도 지금 세계에서도 이방인이다. 그럼에도 더이상 뒤돌아 갈 수 없기에 앞으로 나아간다. 어디에 이를지는 모르지만 나도 알지 못하는 목표가 있기에, 마음의 이끄는 소리를 따라 현재를 열심히 살아간다. 매일 질문하고 의심투성이인채. 그렇기에 매일의 삶을 써낸다. 씀으로써 흐릿한 삶은 형체를 갖고 삶에 의미를 스스로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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