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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억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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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Aug 22. 2023

나의 첫 아트 컬렉팅

컬렉터가 되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끌림과 자연스러운 상황에 의해 그림을 컬렉팅 하게 됐다. 소중한 작은 작품들, 책장 옆에 그림판이 생겼다. 처음 아트페어에 출품한 작가님이 건낸 인사가 잊히지 않는다. 나의 첫 컬렉터님. 그렇게 멋진 단어에 난 걸맞은 사람일까. 행사가 끝나고 며칠 이 흐르고 난 뒤에도 이상한 마음이 잊히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내가 산 작품들의 작가님들의 작업 설명은 지금 추구하고 있는 가치와 잘 들어맞는다. 마음에 이끌려, 자꾸 잊히지가 않아서,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 앞으로 꾸준한 작업을 해주시길 빌며!


우연


우연, 결국 운명을 이끈 건 8할이 우연이다. 노력은 어느새 기본이 되어 버렸고 현재에 머물며 인생의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불안정해 보이는 삶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시절보다 가장 안정적인 삶에 머물고 있다. 어느 날 이런 글을 봤다. '주어진 삶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며 서사의 순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사람은 평범한 삶도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그렇다면 과거, 현재, 미래는 하나의 사건 조각이 되고, 과거의 후회는 사라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점점 소멸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만족에 이르는 길은 어렵다. 우연한 상황을 만들고 그 속을 유영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님의 작품.

우연한 상황은 우리를 예상하지 못한 체험으로 인도해요. 완벽하지 않고 불안정한 날 것에서 오는 아름다움에 주목합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먼저 길을 잃어버리고, 작품을 진행할 때 얼룩이나 오브제로 우연한 상황을 만들고 그 위에 떠오르는 기억들을 나열합니다. 그러고 나서 즉흥적으로 작품명과 글을 써요. 자신의 작업을 보고 자연스러운 감각에 빠져 개개인의 세계를 만들어 갔으면 해요.


사유하는 삶


언제나 사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부족한 사람인 나를 사유만이 충만하게 해줬다. 자주 머릿속을 헤매며 혼란스럽지만 이곳만큼 편안한 곳도 없다. 사유의 숲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 아래의 작품을 계속 볼수록 사유하는 내 모습과 동일시 됐다. 짧게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작가님 역시 작품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작품의 이름은 little philosopher. 작가님은 삶 속의 모래알 같은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씩 꺼내 확대하여 작품에 녹여낸다. Acrylic skin은 평면에 자유롭게 붓질을 하고 건조해 그것을 떼어내 만들어 2차원과 3차원으로 배치한다.


자유롭게 만들어진 물성으로 조합한 little philoshpher. 언제나 내 곁에 머물며 사유하는 인간으로 남아내길 바란다. 삶의 조각들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며 살아내는 인간이고 싶다.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사고, 서점에서 마음에 이끌리는 책을 구매하듯, 작품을 구매했다. 난 온전히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내는 사람들을 응원하게 된다. 나도 그렇게 살아내는 사람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작품에, 작가님에게 닿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 내 마음이 향하는 곳을 오늘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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