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 Kiyoshi Kurosawa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모순으로, 모두 비워낸 것인지 가득 채운 것인지 모를 모호함으로 꽤나 오래 남을 X"
오롯이 내 안에 집중함으로써 내 밖의 모든 것들이 무의미해지고 종국엔 나 스스로까지 잊어버리는 경지는 어떤 것일까.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현실을 무던하게 견디며 나아가게 될까? 그 시작도, 원인도, 방향도 잊어 무뎌졌지만 여전히 쿡쿡 찌르는 마음속 화를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사르르 삭히게 될까?
깊이 파고들수록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고양감이 들다가도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후회하지 않을 용기가 없기에 애써 억누른다.
우리는 '타카베'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