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주말이라는 말에 오늘이 금요일인 걸 알았다
친구와 카톡을 하다가 오늘이 금요일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제가 목요일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왜 오늘이 금요일인 것은 깨닫지 못했던 걸까요? 호르몬제를 먹으면서 한동안 잘 잡히지 않던 감정 기복과 컨디션 난조의 파도들도 숙련된 서퍼처럼 잘 타고 있고, 다른 일들도 순항 중이라서, 결과들이 보였던 주여서 더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뿌듯하더라고요. 오늘이 금요일인 걸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됐다는 게, 내가 주말을 기다리지 않고, 하루하루에 집중하며 살았구나 싶어서요.
이번 주엔 또다시 불타올랐습니다. 오랜만에 열심히 살던 패턴으로 돌아가서 출퇴근, 아니, 이젠 KBS(개백수)라서 등하원길이죠, 또다시 독서에 빠졌습니다. 이번 주엔 소설만 두 권을 읽었네요. 하나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로 먼저 접했던 <시계태엽 오렌지>, 다른 하나는 작가 디깅하기의 첫 작가인 (그러나 소설 공장이라 디깅이 멈추지 않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었습니다. 저는 역시 어렵고 장황한 글보다는 가식 없고 솔직한 글 스타일과 내용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 스타일에 맞는 책만 연달아 읽게 되어 이번 주 독서량이 2024년 평균 독서량을 올려주는 데 한몫을 할 것 같습니다. 인스타툰 콘티도 열심히 짰습니다. 엄마 덕분입니다. 제가 한 말을 밤새 고민하고 다음 날 엄마가 말해주시더라고요.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라고. 네가 디자인과를 나왔다고 해서 최저임금에 야근을 하는 삶을 사는 건 너랑 맞지 않으니, 돈만 주기적으로 벌 수 있다면 집 근처에서 일하고 그 외의 시간은 너의 꿈을 좇으면 좋겠다고요. 무조건 회사원이 정답은 아니라는 엄마의 말 덕분에 또다시 회사를 가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3d 프로그램을 위해 잠시 느리게 가던 인스타툰도 속도를 조금 내 보았습니다. 만화는 1개 완성, 다른 원고 작업 중이고, 내일 업로드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퇴사 후 가장 큰 목표였던 3d 캐릭터 만들기도 이론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하다 보니 절 닮은 캐릭터 하나를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이번 주는 유독 알차다고 느낍니다. 이 기분을 금요일 저녁에 느끼고 싶어 오늘은 저녁에 글을 쓰는 중입니다. 캐릭터 만들기는 제가 정말 잘 못하는 장기 프로젝트이기도 한데요, 이번엔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 같아 작업물도 공유해 봅니다. :)
열심히 사는 그 순간엔 참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다. 저는 일 자체를 즐기는 타입은 아니거든요. 대신 그 고통을 참고 해낸 나를 좋아합니다. 그런 저에 행복을 느낍니다. 그럴 때면 저는 꼭 저 스스로를 키우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자녀이자 양육자인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도 힘들어하는 저를 적절히 타이르고 격려하며 살다 보면, 고통과 행복을 반복적으로 느끼며 꽤나 재밌고 꽉 찬 인생을 살 수 있겠죠? 아무리 내 생각이 제일 중요하다고는 해도,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하는 지지의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의 결정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말 한마디로 주말이 코 앞까지 다가온 줄도 모르고 달리고 있었으니까요. 열심히 살아낸 한 주였기에, 오늘은 잠이 참 잘 올 것 같습니다. 벌써 졸린 것 같네요. 혹시라도 자정이 되기 전 이 글을 보신다면 다들 좋은 주말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푹 잠에 드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