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시에서 살 것인가
우리는 평소에 얼마나, 우리가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갈까요?
언제나 거기 있어, 나도 모르게 소홀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걸까요?
푹신한 침대나, 콸콸 나오는 수돗물, 끊기지 않는 전기.. 당연하다고 여기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지극히 최근에 2000년대에 와서야, 그것도 한국에서나 잘 되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30개 넘는 도시를 살아보고 나서야 언제나 제때 편리하게 어디든 갈 수 있는 지하철이라던지, 끊기지 않는 인터넷이라던지, 깨끗하고 밤늦게 혼자 걸어도 안전한 거리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마약이나 총 걱정을 할 일도 없고요. 길가에서 강도를 당하거나 항상 누가 소매치기를 할까봐 휴대폰을 꽁꽁 숨겨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도 사실은 정말인지 대단한 일이었답니다.
축복받은 환경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감사히 여기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새삼, 소소한 감사를 느끼며 오늘 뉴스레터를 열어봅니다.
#도시 리뷰 #난생처음캠핑 #폴란드숲속
마지막 여행지였던 폴란드 숲 속에서 완벽한 힐링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이번 유럽 여행, 사실 정말 힘들었거든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일단, 휴대폰도 가끔 안 터질 뿐 아니라. 전기고 물이고 끊길 때도 있고, 무엇보다 길을 걸을 때마다 걸어오는 길거리 부랑배들의 캣콜링이나 휴대폰 소매치기 때문에 항상 팔짱을 끼고 몸에 힘을 잔뜩 주고 걸으며 날을 세워야 했어요. 바르셀로나 거리에서는 어디를 가던 아주 심한 오줌 냄새가 났고요.
독일 베를린은 정말 선진국이 맞습니다만, 모든 게 다 깨끗하고 잘 작동하게 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아주 스트레스에 절어있었답니다. 모두가 무표정으로 온몸에 기합이 들어가 온갖 규칙을 서로에게 하나하나 강요하고 짜증내고 툴툴거리는 그런 느낌이었죠. 아, 이건 모두가 빠르게 걷고 표정이 어두운 서울하고도 조금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만. 베를린의 가장 큰 문제는 음식이었어요. 맛있는 게 없습니다.. 독일음식은 그냥 감자랑 소시지가 다라, 거리마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음식은 케밥인데요. 제일 싸고 양 많다는 케밥도 1만원쯤 합니다. 딱딱한 빵과 감자랑 케밥을 주로 먹고 사느라 안 그래도 건조하고 추운날씨가 더 서럽게 느껴졌어요.
폴란드 바르샤바를 갔을 때에는 도심에서 스포츠카들이 전속력으로 모든 코너마다 경주를 하고 있었어요. 경찰이 그들을 추격하고.. 보통의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우울한 모습이었습니다. 음식점이나 카페들 같은데 가보면 서울하고 비슷한 면이 있긴 한데요, 뭐랄까, MSG와 재미를 뺀 서울 같았달까요. 이전에 공산국가였어서 그런지 좀 문화적으로 매마른 느낌이 있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닭장 같은 공산주의 아파트에 여전히 살고 있었는데, 아파트들이 평균적으로 10평 쯤으로 굉장히 작았고, 도시 전체가 99% 공산주의 저소득층 소시민과 1%의 슈퍼리치의 두 양극단으로 구성된 느낌이었달까요? 사람들이 돈, 돈, 돈 하며 너무 대놓고 돈을 자랑하고 돈에 너무 목을 매는 게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았어요.
반면 마지막으로 갔던 Garbicz라는 페스티벌은..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어요. 6000명이 전세계에서 왔던 소규모 페스티벌인데 어디를 가도 너무 따숩고, 가족 같은 트라이벌한 경험을 하고 왔답니다.
몇 달 전부터 브런치를 중단하고 개인 주간 뉴스레터, The Nomad Entrepreneur 에서 채널을 일원화하여 매주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소식 마저 읽기:
https://nomadcats.co/p/how-we-started-building-ho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