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집 S2 - 사랑과 관계
한동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감정, 그것은 아마도 <화>였을 것이다. 내가 만약 이 화를 다스리지 못한다면 나는 화병에 걸릴까? 이 화는 분명 특정 대상에 대한 것이었으나 그것이 그 사람이 밉고 괘씸해서였나라고 생각하면 그도 아닌 것이 그 사람은 나쁜 사람도, 얄미운 사람도 아니다. 이 화는 그저 내가 스스로 타인에게 가졌던 기대와 신뢰에 금이 가길 수차례 반복되자 관계가 무너져 버릴 것이 두려워 얼른 먼저 내려놓고 도망가기로 결정해버린 소심한 나에 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어쩜 스스로에게 미안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쉽게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란 사실에... 나는 끝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끝났다. 이 끝나지 못한 감정들은 사그라드는 불씨의 잔해들이다.
#화 #끝 #잔해 # 벗어남 #201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