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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ND Nov 03. 2024

어린이책 편집자로 살아가기

우리 모두 흙탕물을 걷어내고 나면 어린이의 마음이 있을 거예요.

어린이책 편집자로 살아가는 건 어떤 걸까? 다른 분야의 편집자로서도 유사하겠지만, 그중 '어린이책 편집자'로서 필요한 것들을 모두 정리해 보려고 한다. 최근 어린이책 선배 편집자로부터 들었던 내용 중, 지금 잘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었고 부족해서 채워야겠다고 느낀 것도 있었다.


1. 인간의 기본 품성 갖추기

기본 중의 기본.  


2. 편견과 선입견에서 자유로워지기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은 무엇이 있을까? 알아차리는 순간이 중요하다. 경험이 나를 가두지 않도록, 늘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3. 어린이책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다독하기

구간, 신간,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가리지 않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책을 만들려면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 인풋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4. 어린이책에 대한 책도 다독하기

    일단 내가 찾은 것은 아래 리스트 정도. 읽은 책도 있고 아직 읽지 않은 것도 있지만 하나씩 읽어봐야겠다.

    - 이수지 <만질 수 있는 생각>

    - 이수지 <이수지의 그림책>

    - 최혜진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 최혜진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 최혜진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 김혜진 <야금야금 그림책 잘 읽는 법>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어린이책 읽는 법>

    - 이상희, 최현미, 한미화, 김지은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 김지은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 <그림책의 모든 것>

    - <그림책 수업 대백과 261>


5. 어린이책 시장 살펴보기

어린이책 공모전 시상식이나 어린이책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상자, 신인 작가 등을 눈여겨보고 인사이트를 정리해 두면 좋겠다.


6.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기본 편집 능력 갖추기

이것도 편집자로서 기본 중의 기본. 헷갈리거나 모르는 말이 나오면 무조건 사전부터 찾아보자. 이 부분은 지금은 아예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특히, 어린이책에서는 팩트 체크가 중요하다고 한다. 시사도 계속해서 챙겨보며 팩트 체크를 할 수 있는 시야를 넓혀 놓아야 한다. 지금은 매달 <시사인> 한 권씩 읽는 중이다. 비문학 문단별로 주요 문장 뽑아서 읽으며 독해 능력도 키우고, 기사 제목 보며 카피도 고민해 보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덤으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7. EBS 등 교양 다큐 챙겨보기

전공 공부할 때는 어린이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행사를 빼놓지 않고 챙겨봤었는데... 실무를 하면서는 일 외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소모적인 의미 없는 유튜브보다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것들을 보면 좋겠다. 다큐는 엄-청 많다. 부지런히 봐야겠다.


* EBS 다큐 프로그램 다시 보기 링크

 https://docuprime.ebs.co.kr/docuprime/index


    - 놀이의 반란 제 1부_놀이, 아이의 본능

    - 놀이의 반란 제 2부_아빠놀이, 엄마놀이

    - 놀이의 반란 제 3부_놀이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

    - 아이 1부_일춘기

    - 아이 2부_어린이는 오늘도

    - 아이 3부_나를 찾아서

    - 부모와 다른 아이들_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 부모와 다른 아이들_장애를 극복하지는 않았습니다만

    - X10


7. 엉뚱한 상상하기

이제는 현실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엉뚱하고 웃기고 이상하고 기발한 상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말이 안 되는 것이야 말로 재밌거든!


8. 주변의 모든 것을 어린이책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기

나의 관심사가 어린이책의 소재가 될 수도 있고, 어린이들의 관심사가 내가 만들고 싶은 어린이책이 될 수 있다. 이 물건은, 이 상황은, 이 장소는, 이 사람은, 이 이야기는 어떻게 어린이책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기!


9. 어린이 독자들을 늘 염두에 두기

독자는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물리적으로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볼 수도 있겠다. 아, 일단 무엇보다 받고, 직접 아이들을 만나 그림책을 읽어도 좋겠다.


10. 초등, 중등 교과서 읽어보기

교과서만큼 해당 연령의 눈높이를 확인하기 쉬운 것도 없다. 특히, 국어 교과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어린이책 타깃 독자의 교과서를 사서 읽어보자. 표현 방식, 사용하는 단어, 필수 교육 과정, 교양, 관심사 등을 확인할 수 있겠다.


11. 유연한 의사소통 능력 갖추기

이것도 편집자로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편집자로서 일하며 편집자는 중간 조율자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저자, 디자이너, 편집장, 인쇄소, 독자, 온라인 서점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하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이들의 의견을 조율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이 꽤 힘들기도 하지만 보람 중의 하나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이고.


12. 편집자로서의 소신과 철학 고민하기

나는 편집자로서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가? 어린이책 편집자로서 어떤 어린이책을 만들고 싶은가?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잘 팔리는 책? 잘 팔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편집자는 누구인가? 이런 고민은 끝도 없다... 단숨에 답을 찾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은 방향이 된다. 질문을 가슴에 품고 답을 찾기 위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나는 읽고 또 읽고 싶은 어린이책을 만들고 싶다. 단숨에 읽히지만 곱씹을수록 마음에 남는 책. 그래서 책장에 꽂아두고 삶을 살며 꺼내보고 싶은 책. 학생 때 읽고, 성인이 돼서 읽고, 나이가 들어서, 다 다르게 읽히는 책.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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