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사는 이야기 5
2002.10.15
차를 사기 위해 자동차 판매회사 5곳을 둘러봤다. 그곳에서 만난 6명의 세일즈맨들, 같은 직업을 가진 그들이지만 세일즈 방법도 생긴 것처럼 제각각이다.
첫 번째 세일즈맨 - 혼다 와이피오 (Honda Waipio).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며 급히 다가선다. 자신이 안내하겠다며 명함부터 내민다. 자신의 명함을 내밀면서 "박서, 박서"를 강조한다. "이상하다, 왜 박스가 어쨌길래..." 명함을 봤더니 하와이에서 유명한 필리핀계 권투선수와 성이 같다. 자기의 아들이 유명 박서임을 세일즈에 써먹는구나!
두 번째 세일즈맨 - 마즈다 카피올라니 (Mazda Kapiolani).
수습은 뗏을까? 20대의 일본계 젊은 세일즈맨이다. 전시장 데모 카(Demo Car)의 값을 살피고 있으니 다가온다. 소형차인 마즈다 프로테지가 겉보기에는 작지만 실내공간은 넓다며 타보라고 권한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옆에 타서 하는 말이 실내 공간이 혼다 어코드보다 넓다나 어쨌다나... 너무 심했다. "아이고 이 사람아 지금 타는 차가 어코든데 이거보다는 훨씬 넓구먼"
세 번째 세일즈맨 - 토요다 윈 워드 (Toyota Windward).
인종은 일본계고, 나이는 60대 초반 정도. "토요다가 비싸다"며 슬며시 떠보자 "비싸지 않다" 거나, "오히려 싼 편"이라는 식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그냥 인정해버린다. 토요다의 자존심인가? 한국사람이냐, 자기도 아는 한국사람이 있다, 어디 사냐, 자기와 같은 동네구나... 친근감을 먼저 형성해두고, 차를 팔겠다는 고단수.
네 번째 세일즈맨 - 혼다 윈워드 (Honda Windward).
나이는 60대 정도로 보이는데 인종은 짐작할 수가 없다. 하와이와 아시안 국가, 유럽 등의 여러 인종의 피가 마구 섞인 듯. 처음에는 차 파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면서 당장 살 것처럼 보였는지 차츰차츰 세일즈 압박이 가해진다. 오늘 결정하지는 않겠다는 말에 다소 실망한 듯하면서도 다음에 꼭 다시 오라는 둥... 말이 끊이지 않는다. 말하는 중간에 갈 수도 없고 이것 참.
다섯, 여섯 번째 세일즈맨 - 현대/기아 리미츠 (Hyundai/Kia Nimitz).
파킹 하자마자 20대의 백인 세일즈맨이 성큼성큼 다가와서 악수부터 청한다. 소나타를 캠리나 어코드와 비교하는 중이라고 하자 자신도 현대차 세일즈 하기 전에는 현대차가 형편없는 줄 알았는데 어코드, 캠리와 동등하다며 10년 워런티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건 나도 알지, 내가 한국 사람이거든" 하니, 한국계 세일즈맨을 불러놓고 슬쩍 빠진다. 자신을 한국계 4세라고 소개하며 어눌한 한국말을 섞어서 말하는 여섯 번째 세일즈맨. 제 딴엔 한국말을 한다고 하는데, 악센트와 표정이 따로 놀아서 알아듣기가 영어보다 더 어렵다.
만약 사람을 보고 차를 산다면 토요다 윈워드에서 사야겠다.
2021.02.16
하와이에서 내가 처음으로 산 차는 혼다 어코드다. 아는 사람을 통해 산 중고차이고, 5만 마일 정도였다. 하와이에 온 지 얼마 안 되니 그 차로 오아후의 곳곳을 돌아다녔다. 잔고장이 좀 있었고 운전 중에 한 번 서기도 했다. 섬 일주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할 정도였다. 그 차를 6년 정도 타고 다음에 산 차는 마즈다 MPV 미니밴이다. 2003년에 샀다. 단 세 식구인데도 미니밴이 있으니 가구 등을 실어 나를 때 편하긴 했다. 일반 승용차보다 운전석이 좀 높은 편은 좋았지만 가스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다. 잔고장이 많은 편이었다. 이 차는 10년 정도 사용했다. 그리고 지금은 2013년에 산 토요다 캠리를 사용하고 있다. 집과 회사가 가깝고, 집도 중심지에 있어 운전을 많이 하지 많는다. 게다가 하이브리드라 가스를 3~4주에 한 번만 넣으면 된다. 5,000마일마다 토요다 지정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고 있어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
앞으로 차를 산다면 토요다가 가장 유력하다. 랙서스와 테슬라도 고려해 볼만하다. 랙서스는 토요다와 거의 비슷하지만 조금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테슬라는 전기차가 좀 더 대중화되어서 문제점이 없다고 생각되면 가능한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