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측없다.
끝모를 더위에 지쳐가던 어느 날 아침 문득 선선한 바람을 느낄 때.
이상 저온을 떠들다 푹 더운 어느 복날.
차디찬 칼바람에 베어 빨간 볼에 피가 날 것 같은 날들 끝에 마당에 내리쬐는 하늘하늘 투명한 봄볕을 볼 때.
어른들은 말했다.
여측없다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던 계절이 돌아왔다는 반가움.
자연에 대한 믿음.
앞으로도 그럴까.
우리는 그 믿음을 계속 가져도 될까.
내 아이의 아이들은 어떤 계절 속에 살게 될까.
내일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셔야지 하다가 살짝 무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