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하는 이유

메기 역할을 할 주체는 누구인가

by 꽃돼지 후니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은행·대기업·스타트업 간 논쟁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뜨겁다.
은행은 안정성과 신뢰성, 대기업은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내세운다. 하지만 시장의 질서를 흔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주체는 언제나 스타트업이었다. 한국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스타트업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뛰어들 때 비로소 ‘메기 효과’가 발휘되고, 기존 질서가 긴장 속에서 혁신을 수용하게 된다.


최근 필자를 기분좋게하는 기사를 봤다. 핑거와 자회사 마이크레딧체인이 전기이륜차 렌트업체 바이크뱅크, 배달 플랫폼 ‘생각대로(로지올)’과 함께 추진하는 바뱅탄스코 프로젝트라는 전자신문 기사인데(아래 그림 참고) 필자가 생각하는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즈음 좋은 출발점이 될 사례이다. 배달 라이더의 친환경 주행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코인 발행이 아닌, 친환경·플랫폼·사용자 참여·실물 혜택이 결합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바뱅탄스코.png 전자신문 2025.09.16 화요일 오프라인 지면 발행

스타트업 발행의 필연성: 혁신성과 민첩성

스타트업은 작은 조직과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험하고 실행할 수 있다. 은행은 규제와 내부 절차로, 대기업은 기존 사업 이해관계로 인해 과감한 시도가 어렵지만 스타트업은 민첩한 시장 대응과 리스크 감수로 혁신 모델을 선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틈새 시장 공략과 차별화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하다.


1. 민첩한 아이디어 구현
은행은 규제와 내부 프로세스, 리스크 관리 의무로 인해 과감한 실험이 어렵다. 대기업은 기존 사업과 이해관계가 얽혀 혁신의 속도가 더디다. 반면 스타트업은 작은 조직과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실험하고 실행할 수 있다.


2. 시장 공백 선점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결제, P2P 금융, 자산 토큰화, ESG 보상, 게임화(Gamification)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간과한 틈새 시장을 빠르게 포착해 차별화된 토큰 모델을 선점할 수 있다.


3. 메기 효과
스타트업의 등장은 은행과 대기업을 자극해 혁신을 가속화한다. 바뱅탄스코처럼 배달 라이더 주행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발상은 은행이나 대기업이 쉽게 내놓기 어려운 아이디어다.규제 당국도 “안정성만” 강조하는 태도에서, 혁신 + 사용성 + 소비자 이익을 고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조정하게 된다.


4. 국제 경쟁력 확보

스타트업이 성공 사례를 만들면, 한국이 해외 시장 또는 글로벌 스탠다드 제정 논의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혁신 없이 안정성만 좇으면 글로벌 흐름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



해외 혁신 사례: JPYC·Basal Pay·Circle


일본 JPYC ― 규제 안에서의 스타트업 실험

일본에서는 스타트업 JPYC Inc.가 엔화(JPY)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JPYC를 발행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JPYC는 일본 금융청(FSA) 승인을 통해 합법적으로 발행되며, 지급준비 자산으로 예금과 일본 국채를 사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POS 결제·해외 송금·DeFi 연계를 목표로 하며, 스타트업이 규제 틀 안에서 안정성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 Basal Pay ― 도시가 주도하는 핀테크 샌드박스

베트남 다낭시는 베트남 최초의 암호화폐 자산 전환 프로젝트인 Basal Pay를 승인하고, 36개월간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에서 시범 운영한다. 이 플랫폼은 외국인 방문객을 포함한 누구나 USDT 등 스테이블코인을 베트남 동(VND)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국제 규제 준수: FATF 트래블 룰을 준수하고, 거래 데이터 자동 전송 및 5년 기록 보관 시스템을 갖추어 국제 투명성 기준을 충족한다.

사용자 친화적 인증: 3단계 eKYC를 통해 빠른 거래와 안전성을 동시에 제공.

경제적 효과: 기존 금융 대비 약 30%의 비용 절감과 신속한 결제 전환을 실현, 연간 1,100만 관광객을 타깃으로 실질적 시장 수요를 겨냥한다.


다낭은 스스로를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국제 금융 허브로 지정하고, 샌드박스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와 디지털 자산 실증을 직접 감독하고 있다.
→ 이 사례는 지방정부가 스타트업 주도의 프로젝트를 제도권 안에서 육성하는 모델로, 한국이 벤치마킹할 가치가 크다.


미국 Circle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Circle(USDC)은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2위로 성장했다. 블랙록·비자·마스터카드와의 협력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고, 뉴욕 금융당국의 규제를 통과하며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했다. 혁신성과 제도권 협력의 성공적 결합을 보여준다.


한국의 바뱅탄스코 ― 스타트업이 만든 탄소·금융 혁신

바뱅탄스코는 전기이륜차 주행으로 발생한 탄소감축량을 블록체인으로 검증하고 토큰화하는 한국형 스타트업 혁신 사례다.

토큰화된 친환경 데이터: MRV(Measurement, Reporting, Verification) 방식으로 친환경 주행 데이터를 검증.

스테이블코인 보상: 탄소 코인을 P2P 마켓에서 거래하거나, 배터리 충전 쿠폰 등 실물 혜택으로 교환.

게임화된 ESG 참여: 라이더는 주행 미션 달성 시 NFT 뱃지와 랭킹 보상 획득.

확장성 목표: 2026년 3월 서비스 오픈, 2027년까지 10만 명 라이더 확보 목표.


이 프로젝트는 친환경·ESG·디지털 자산을 하나로 묶은 모델로, 스타트업이 아니면 불가능한 실험적 시도다.

0003350519_002_20250915193148154.png


정부와 시장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

정부와 시장이 함께 풀어야 할 규제는 명확한 법적 지위 부여와 예측 가능한 제도 설계다. 발행자 라이선스, 지급준비금 요건, 자금세탁방지 규칙 등 핵심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해야 스타트업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다. 규제는 안정성을 확보하되 샌드박스나 파일럿 운영으로 실험을 허용해, 금융안정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담보해야 한다.


1. 규제 정비 속도
일본 JPYC, 베트남 Basal Pay처럼 글로벌 시장은 이미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증을 진행 중이다. 한국 정부가 제도 설계를 늦추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경쟁에서 격차가 더 벌어질 위험이 있다.

2. 역할 분담스타트업: 새로운 모델과 사용자 경험 설계, 민첩한 시장 실험정부·규제기관: 명확한 법적 지위 부여, 샌드박스 운영, 국제 규제와의 정합성 확보은행·대기업: 백엔드 인프라 제공, 네트워크 확장, 자금·신뢰 지원


한국형 혁신 모델을 기대해 본다

스타트업은 단순히 작은 기업이 아니다. 한국 디지털 금융 시장의 혁신 엔진이며,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담보할 유일한 주체다.
바뱅탄스코, 일본 JPYC, 베트남 Basal Pay는 공통적으로 스타트업 주도의 민첩한 실험이 제도권과 협력하며 시장을 선도한 사례다.
한국이 다음 네이버·카카오를 탄생시키고 디지털 자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스타트업이 발행자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을 신속히 마련하고, 은행과 대기업이 이를 뒷받침하는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스타트업이야말로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혁신의 메기이며, 새로운 기회를 열어갈 핵심 플레이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9화동남아시아 스테이블코인의 생활화 앞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