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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은 수익률보다 앞서야 한다

비전이 자본을 움직이는 이유

by 꽃돼지 후니

비전은 수익률보다 앞서야 한다. 기업의 진정한 성장은 단기적인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를 이끌어내는 ‘방향성’에서 비롯된다. 리더가 나침반이라면, 투자자는 그 방향을 읽는 항해자다. 시장에는 수많은 파도—금리, 경기, 정치, 심리—가 몰아치지만, 방향이 명확하다면 단기적 변동성은 오히려 나침반의 진동처럼 의미가 된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을 이야기했을 때, 세상은 그를 비현실적이라 조롱했다. 그러나 자본은 그 비전을 따라 움직였다. 명확한 목적은 자본을 끌어당긴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방향이 분명한 리더에게 기대를 건다. 그가 말하는 미래가 곧 투자자에게는 신념이 된다.


투자에서도 비전은 구호가 아니다. “왜 이 기업에 자본을 맡기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철학적 답변이다. 좋은 기업은 이익을 내지만, 위대한 기업은 방향을 제시한다. 이 방향이 곧 시장의 프리미엄이 된다. 격변의 시대일수록 시장은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를 따른다. 그 이야기가 뚜렷할수록 자본은 그 배에 오래 머문다.


비전이 자본을 움직이는 이유

시장은 본질적으로 심리의 공간이다. 투자자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야기’를 통해 안정을 찾는다. 기업의 비전은 바로 그 심리적 닻(anchor)이다. 명확한 비전은 단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신뢰를 쌓게 만든다. 반대로, 명확한 비전 없이 일시적 성과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시장의 파도 한 번에 쉽게 흔들린다.


비전이란 ‘미래의 현실’을 미리 그려보는 능력이다. 즉, 수익률보다 앞서 존재하는 나침반이다. 숫자는 결과이고, 비전은 원인이다. 시장이 혼란스러울수록, 자본은 비전을 향해 모인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명확한 방향을 가진 기업이 자본의 중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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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비전이 만든 위대한 기업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은 그 대표적인 예다. 세 사람은 각기 다른 산업에 있었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비전’이 수익보다 앞섰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Apple)
“모든 사람이 생각하고 창조하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디지털 음악 등 혁신 제품을 통해 애플을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문화와 직관적 사용자 경험은 브랜드 신뢰와 충성도를 형성했다. 그는 기술이 아니라 ‘철학’을 팔았다. 그리고 그 철학은 수익을 넘어 세상을 바꾸었다.


일론 머스크(Tesla, SpaceX)
“인류의 미래를 위해 화성에 가겠다.” 대담하지만 명확한 목표였다. 전기차, 우주개발, 에너지 혁신 등 모두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테슬라의 주가는 단순한 매출보다 ‘머스크의 방향’을 보고 움직였다. 그는 비전으로 자본을 끌어모았고, 자본으로 다시 비전을 확장시켰다.


샘 올트먼(OpenAI, Y Combinator)
“기술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AI, 블록체인,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의 최전선에서 혁신을 이끄는 리더다. Y Combinator를 통해 에어비앤비, 레딧 등을 발굴했고, OpenAI를 통해 인류 전체를 위한 AI의 미래를 제시했다. 그의 비전은 기술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돈을 벌었다’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수익보다 비전을 앞세웠고, 그 결과 자본은 스스로 따라왔다. 시장은 언제나 ‘비전의 명료함’에 반응한다.


IR의 새로운 역할 — 비전을 전달하는 창구

상장기업의 IR 담당자는 단순히 실적을 보고하는 사람이 아니다. IR은 기업의 비전을 시장 언어로 번역하는 사람이다. 투자자는 단기 수익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투자한다. 따라서 IR의 핵심은 ‘이익률’이 아니라 ‘이야기’다.


AI 시대의 IR은 데이터보다 해석이 중요하다. 기업의 비전이 명확할수록, 투자자는 더 긴 시간 동안 자본을 머물게 한다. 숫자가 아닌 서사(스토리)가 자본을 설득한다. 결국, IR은 기업의 철학과 방향을 시장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현대판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여전히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구조 속에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은 점점 ‘비전 중심의 투자’로 옮겨가고 있다. 수익이 아닌 ‘이야기’가 투자 결정을 이끈다. ESG, AI, 기후테크, 우주산업 등 장기적 주제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그 속에 비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시장은 방향을 잃는다. 그때부터는 숫자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숫자는 언제든 변한다. 진정한 리더는 숫자보다 큰 그림을 본다. 방향이 분명하면, 수익은 그 뒤를 따라온다.


비전이 곧 자본의 나침반

비전은 수익률보다 앞서야 한다. 이는 단순한 경영 철학이 아니라 시장의 진리다. 비전은 사람을 모으고, 자본을 움직이며, 위기를 견디게 한다. 숫자는 오늘을 말하지만, 비전은 내일을 설계한다. 그리고 투자자는 언제나 내일을 향해 투자한다.


격변의 시대일수록, 시장은 더 강한 비전을 찾는다. 그 비전이 리더의 말에 담겨 있고, 기업의 행동에 녹아 있으며, IR의 메시지로 전달될 때, 자본은 신뢰로 응답한다. 결국 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기업 생존의 근본 이유다.


비전이 명확한 기업은 폭풍 속에서도 배를 잃지 않는다. 그것이 진정한 장기 투자이며, 그 길의 끝에는 언제나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항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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