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立春부터 시작된 24절기 중 14번째 절기인 處暑(처서)입니다. 處는 '장소'나 '숨어 살다'의 의미도 있고 '그치다', '치어내다(쳐내다)', '처단하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더위가 아직은 남아 있지만, 과감히, 나는 내 삶의 주체가 되어 여름동안 산만해진 나의 생활 습관, 어지러워진 주변환경을 멈추고 쳐내지 않으면 결실의 계절 가을을 온전히 맞이할 수 없습니다.
열매 껍질이 단단해져야 바닥에 떨어져도 상처입지 않고 가치있는 과실이 되듯이 처서를 지나면서 나를 둘러싼 세계는 과감하고 공정하게 때로는 매의 매서운 눈으로 스스로를 평가하기 시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년초에 다졌던 계획 점검하시고 다소 흐트러진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시간, 處暑 가을을 잘 견디고 나면 나는 더 단단해지고 여물어져서 겨울을 살고 다시 봄을 열고 맞이할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가을의 건조함은 아름다운 단풍을 우리에게 선물하지만, 나의 몸도 건조해지기 시작하죠.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 몸은 절기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피부도 건조해지고 입과 코도 자주 마르는데 이것은 폐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해요.
폐는 피부를 통해 자연과 소통하는데 폐기가 약해지면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저항력도 떨어져 감기에 쉽게 노출되죠.
더욱 염려되는 것은 코로나19가 호흡기 질환이라는 것, 그래서 가을이 그닥 반갑게 다가오진 않습니다. 폐는 금기(金氣)운에 해당된다하니 음식으로는 흰색이 들어간 과일, 채소가 좋겠죠? 호흡하는 훈련과 명상도 도움될것 같아요.
painting by 우창헌 (1974년生~ )서양화가
혜민스님의 첫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것들](개정전)의 표지 그림과 삽화를 그리면서 이름이 알려진 국내작가로 16회가 넘는 개인전을 통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역작가이다. 야전화가로 알려진 그는 주로 현장 노동자의 모습을 작품속 소재나 주제로 많이 그리지만, 아래 작품들은 현대인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마주보고, 함께하기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는듯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그림들이다. 다크한 블루톤은 다소 암울한 현실을 상징하지만 다정한 포옹과 반영된 풍경은 절대고독의 외로운 존재인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닐까... (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