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Top view에서 바라보는 기업문화, 규칙 없음
재능이 뛰어난 베스트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의 조건은 호화스러운 사무실이나 멋진 체육관, 혹은 공짜 스시 같은게 아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재능 있고 협동심이 강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모든 직원이 뛰어나면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가 의욕을 불어넣어 성과는 수직으로 상승한다(p41)
넷플릭스의 Top view에서 바라보는 기업문화.
역시 고정비가 크지 않고 사람이 전부인 IT 업계인 만큼 이 책에서 가장 강조를 하였던 부분은 채용이다. 어떻게 해서든 최고의 인재들을 불러 모아 인재 밀도를 구축해야 하고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회사 차원의 교육으로 역량을 끌어올리는 건 한계가 있고, 그렇게 투자할 바에는 최고의 인재에게 연봉을 더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역량부터 성품,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될 사람들만 뽑아서 성과를 잘 낼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는 동의하는 부분이 많다.
주니어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고 시니어의 채용이라면 1) 현재 속한 산업과 해당 직무에서 아주 뛰어난 역량을 가져서 회사에서 나의 자리가 위협받을 정도이거나, 2) 해당 산업의 경험은 부족하더라도 아주 스마트해서 learning curve가 가파를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 이렇게 역량이 뛰어난 인력들이 유입되야 조직이 커짐에 따라 마주하게 되는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고, 기존에 있는 인력들도 긴장을 하게 되고 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2가지는 역량적인 부분인 것이고 태도적이고 문화적인 부분에서도 우리 조직과 fit이 잘 맞는지를 최종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팀워크를 저해하는 똑똑한 왕재수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표현되어 있다.
격무에 시달리는 실무단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들이라도 빨리 채용돼서 나의 일을 덜어가 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만, 그렇게 채용을 하다가는 팀의 평균적인 역량 수준이 하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고 기존에 남아있던 인력들도 퍼포먼스가 낮은 동료들 때문에 이래저래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00점은 아니지만 85점은 되는 것 같아 (나의 힘듬을 MSG로 90점을 만들어) 2차 면접에 올리게 되면, 조직 입장에서 나의 시간보다 더 귀하고 값진 임원들의 1시간을 2차 면접을 통해서 뺏을 수 있게 될 수도 있다.(그리고 괜히 나중에 한소리 들을 수 있음...ㅋㅋ) 따라서 그들이 생각하는 특정 직무의 인재상을 잘 align하여 서류나 1차 면접에서 필터링을 빡세게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영진 Top view에서 볼 때는 우리 조직엔 항상 최고의 인재가 와야만 한다. 실무단이 리소스가 부족해 힘들다는 건 시스템 개선에 리소스를 더 넣든, 리소스가 없다면 외주로 해결하든 단기 알바를 뽑든 여하튼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사람 뽑으라고 예산도 주고 TO도 줬으면 해결해야 하는데 이걸 채용의 문턱을 낮춰버리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채용 마케팅이 너무 중요하고, 토스 / 클래스 101 / 쿠팡 등 많은 IT회사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용과 면접이라는 과정 속에서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인재가 합류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습이라는 제도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은 조직대로, 입사자는 입사자대로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며 합을 맞춰보는 기간인 것 이다. 마치 소개팅으로 만나서 썸을 타다가 사귀기로 했으나 연애 초기에 예상치 못한 부분이 발견이 되었고 장기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생각보다 빠르게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부터 한 달에 3~4번 정도는 주기적으로 면접을 들어가다 보니 1) 현재 우리 조직과 해당 직무는 어떠한 역량과 성품을 지닌 사람이 필요한가 2) 그 역량과 성품을 어떤 질문을 통해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가 3) 1차 면접에 합격과 불합격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4) 그리고 내가 언젠간 저 면접자의 자리에 선다면 어떤 모습으로 비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배움이 있어왔던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넷플릭스나 구글과 같은 혁신적이고 성과를 내는 조직의 기업문화를 다룬 책에서는 고민해볼 만한 부분을 많이 주고 있는데 언제나 그 시작은 채용이었던 것 같다.
채용뿐만 아니라 피드백, 의사결정, 통제와 자유, 맥락 공유, 팀워크를 통한 성과 창출 등 이 책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반영해보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나라는 개인 한 명이 조직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더라도 당장 내 주위, 내가 속한 팀에서는 충분히 해볼 수 있으니 조금씩 실천을 해보도록 하자.
내가 다니는 회사는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라며 수동적으로 불만만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실천해보고 변화의 initiative를 만들어가보자. 패자는 말만 많지만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담담히 행동으로 보여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