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나몬 Mar 11. 2022

일 덜하고 더 나은 성과 창출하는 법

에션셜리즘 을 읽고


"일 덜하고 더 나은 성과 창출" 에센셜리즘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이다. 풀어써보면 1) 시간을 내서 삶을 주기적으로 돌아보며 2) 장기적인 방향성과 원칙을 기준 삼아  3) 선택(+포기)과 집중을 통해 4)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다. 


배민에서 굉장히 스마트하시고 꾸준하게 성과를 잘 내시는 분들과 함께 업무를 하면서 몸으로 체득하였던 암묵지들과 경험칙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정리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사원대리급의 사회초년생 분들보다는 개인의 역량은 이미 검증되었고 책임지는 조직의 성과로 평가 받게 되며 현안보다는 미래에 대한 initiative를 더 고민해야만 하는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시니어들에게 더 추천해볼만 책이라고 생각된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고 나름 노력을 했던 부분도 있지만, 특히 1) 시간을 내서 삶을 돌아보는 부분과 2) 선택과 포기는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올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 의도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더 내야 함


세상이 더 빨리지고 바빠질수록 스케쥴표에 업무를 집어넣기에 앞서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 그리고 세상이 더 시끄러워질수록 무엇에 의해서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자기만의 조용한 공간이 갖는 가치는 더욱 커진다. 아무리 바쁘다 하더라도 생각하는 데 쓸 수 있는 시간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은 여러분 자신에게 달려 있는 일이다(p91)
여러분의 경우도 자신의 인생에서 지엽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집중하지 말고 전체적인 상황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주어지는 상황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큰 그림을 보고 정말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러한 것들에 시간과 역량을 집중하라(p99)


나에게 적용해보자면 2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1) 질 높은 의사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미리 더 많이 생각하는 것과 2) 현안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보는 것이다.


루틴한 회의들과 면접으로만도 정규 근무시간이 빼곡히 채워지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슈 해결을 위해 갑자기 소환되는 회의나 구성원분들의 업무를 봐드리기 위한 시간까지 채워지면 그냥 업무 시간에는 물리적으로 남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긴 했다. 그래서 회의에 들어가기 전 충분히 고민을 하지 못하고 그때 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많았고, 일요일 저녁 & 월요일 오전을 고민하는 시간으로 활용했지만 당장 이번주 다음주의 현안을 처리하는데만 집중했고 다음 달이나 앞으로 다가올 3~6개월에 대한 고민은 사실 아예 하지 못했다.


물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구차한 핑계와 집에 불이 나면 당장 꺼야하고 소나기가 오면 비는 피해야 하는 것처럼 닥친 현안이 중요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책임이 커짐에 따라 공식적으로 한마디를 하더라도 더 무게감이 실려야 하고 집에 불이 나지 않거나 소나기가 와도 피하지 않아도 괜찮게 하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써보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된다. 아래 4개를 action item으로 정해서 실천해보도록 하자.


1) 회의 들어가기 전에 꼭 자료를 시간 내서 미리 체크하고, 어떤 질문과 논의를 할 것인지 미리 정리해보자 

2) 월요일에 당장 곧 나가올 1~2주 뿐만 아니라 1달~3달 정도 볼 때 챙겨야 하는 것들에 대해 10분만 생각해보자

3) 하루를 마무리 하기 전에 오늘 하루 괜찮았는지 5분만 되돌아보자

4) 금요일을 마무리 하기 전에 이번주 괜찮았는지 10분만 되돌아보자


그리고 독서를 하고 독후감을 쓰고 독서토론모임을 하다보면 뭐라도 말을 해야하니 억지로라도 생각을 더 하게 되고 붕붕 떠다니는 생각을 글로 내리면서 한번 더 정리하게 되는 것 같다. 따라서 올해도 트레바리가 되었든 개인적으로라도 다양한 분들과 독서모임을 해나갈 계획이다. (좋은 모임 있으면 많이 소개 및 초대 부탁드립니다!)



2.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의 인생에서도 분명한 원칙으로 편집을 함으로써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리고 정말로 중요한 것들만을 남기는 방식으로 말이다. 효과적인 편집은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들과 가장 중요한 업무들을 추구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준다(p204)
에센셜리스트는 더 많이 버림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어낸다 그리고 더 많이 앞으로 나아간다(p249)


포기와 선택 관련해서 최근 6개월 집중했던 것은 1) 위임을 하는 것과 2) 위에서 주는 일을 그냥 다 받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챙겨야 할 일의 범위와 깊이가 동시에 엄청 늘어났다. 팀원은 작년초 3명에서 하반기에 10명 정도로 늘어났지만 아직 온보딩이 끝나지 못했고 불안해서 과감히 주지 못했는데 물리적으로 내가 다 할 수도 없는 지경에 다다르자 업무를 위임할 수 밖에 없었다. (야근이나 주말에 좀 더 하면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하는게 더 빠르고 맘이 편하지만) 내가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나는 더 value 있는 업무에 시간을 투자하고 업무를 위임하기로 했다.


조직이 커질수록 조직 내 R&R이 무거워질수록 더 업무를 위임하면서 더 중요한 의사결정에 시간을 더 쏟아야 한다. 동일하게 내 상위 직책자 분들도 더 많은 일을 나한테 내리는 것이 맞다. (적어도 한 직책 위의 일을 맡길 수 있을 정도 되야 그 직책을 줄 수 있기도 하다) 철저히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나의 1시간보다 내 상위 직책자인 이사님이나 부사장님의 1시간이 더 귀하고, 같은 맥락으로 팀원들의 1시간 보다 나의 1시간이 더 귀한 것이다.


위임이라는게 마치 절벽에서 팀원을 떨어뜨리지만 위에서 내가 생명줄을 잡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데 초반엔 완전 쌔게 꽉 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었지만 점차 힘을 빼주면서 믿고 이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나는 리더쉽으로 바로 온게 아니라 서비스를 런칭부터 세팅하고 실무를 하다가 리더쉽으로 갔기 때문에 내가 잘 아는 업무들 위주로 먼저 위임을 해주었고 해당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는지는 어렵지 않게 체크하고 가이드 줄 수 있었다. 위임을 하면서 팀원들도 마땅히 그 책임감을 감당해봐야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내 입장에서도 확실히 뭔가를 버려야 다른 것을 채울 수 있는 룸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위에서 주는 일을 그냥 다 받으면 안된다는 것도 작년 말부터 조금씩 깨달았다. 인정 받고 싶은 욕구와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서 모든 업무에 Yes & Yes하며 받고 저녁이든 주말까지 일하면서도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이 덕분에 책임감 강하고 오너쉽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나의 온전한 개인 업무면 나의 선택이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팀의 리더로 팀 구성원들을 챙겨야 하는 입장에 서보니 구성원들이 해야하는 업무라면 아주 보수적으로 일정을 보고 때로는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위에 맞서면서 구성원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리더쉽은 위에서 오는게 아니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 같은데, 위로부터 더 인정 받고 싶은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밑으로부터의 존중과 팀워크를 더 선택하였고 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과를 쫓기로 하였다. 


(ex : 시간과 리소스가 부족합니다. 일정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꼭 여때까지 해야하는건가요? 꼭 이걸 해야한다면 다른 업무는 조정하겠습니다. 이 일정까지는 딱 여기까지 밖에 못 할 것 같습니다. 업무 범위를 줄여주시거나 딱 요청하신 부분까지만 하거나, 업무를 좀 짤라서 단계적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등등)


어쩔 수 없이 조직에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실무의 일정 산정이나 리소스 상황에 대해서는 둔해질 수 밖에 없고, 중간 관리자가 그 사이에서 필요시에는 반드시 잘 조율을 해야하는 것 같다. 아주 잠깐만 불편하게 맞서면서 못한다는 이야기를 조금씩 해보다 보니 사실 일정 뒤로 조금 밀린다고 사업 전체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많이 없었고, 오히려 그 시간을 벌면서 구성원들을 지키고 더 완결성 있는 결과물을 가져가는 것이 훨씬 더 큰 이득이였다.


물론 의사결정권자의 시각에서 사업의 전반을 챙기고 성과를 책임지는 부서라서 일이 융단폭격처럼 마구자비로 떨어진다. 주어진 리소스 하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창출하고 다 챙겨보게 끔 하는 것도 나의 R&R이였기에 무책임하게 못하겠다고 하면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 전반에 레이더를 확 펼쳐두고 상위 직책자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지 생각해보면서 예상되는 업무에 대해 최대한 예상하면서 미리 준비하는 것도, 구성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나의 R&R이다. 열심히 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