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꿈꾸지 않아야지.
믿음이 없다면 배신당할 일도 없으니
나도 누군가와 깊은 사랑을 나눈 적이 있었는데.
나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소소한 행복을 나누던 때가 있었는데.
데이트할 시간을 맞춰
같이 영화를 보러 가 손을 맞잡고
그 어두운 공간에서 서로의 박동을 느끼던 때가,
같이 알아본 맛집을 찾아가 식사를 하고서
예쁜 카페를 찾아가 음료를 마시며
잔잔한 이야기들을 할 때가,
함께 드라이브를 하며 부푼 기대를 안고서 여행지를 찾아 나설 때가,
또 그 여행지에 도착해
온통 세상을 빨갛게 물들여놓는
노을을 함께 보며
서로의 세상도 그만큼
예쁘게 물들일 때가 있었는데.
나에게는 그리도 당연했던 연애라는 것이
왜 이제는 가장 어려운 것이 되어 버렸는지.
어떻게 난 그 모든 걸 쉽게만,
익숙하게만 여겼는지.
난 이제 다시 그런 사랑은
하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때의 사랑으로 가득 찼던 나는 이제 없고
세상 모든 것에게 배신당해
불신으로 가득 찬 나만이 여기 있으니.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아야지.
믿음이 없다면 배신당할 일도 없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