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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3대 특검 건물에 따른 포토라인 이야기

특검 사무실의 위치와 구조에 따른 이례적인 포토라인의 모습 고찰

경찰, 검찰, 법원들의 동선은 고정적이어서 어느 정도 정형화된 포토라인이 형성됩니다. 특히 검찰청의 경우 중앙현관이나 지하주차장 등 출입구가 다양해 구치소 수용자는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며 출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특검의 경우는 특검 사무실의 위치와 구조에 따라 다소 이례적인 포토라인의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조은석 내란특검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주차장 출입이 가능했고 윤 전 대통령측에서 지하주차장 출입을 요청했지만 특검팀에서 거부한 바 있습니다. 이후 윤 전 대통령 내란특검 출석 시 서울고검에 전형적인 포토라인이 형성되었고 윤 전 대통령은 아무말 없이 출석한 바 있습니다.



과거 최순실 특검의 경우 지금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특검 출석을 6번 거부하다 서울구치소에서 체포돼 특검에 강제 소환되면서 "여기는 더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라고 고함치던 장면은 널리 회자된 바 있습니다. 현장에 있던 100여명의 취재진은 당황했지만 이 모습을 지켜보던 특검 사무실 청소 아주머니가 큰 목소리로 "염병하네"라고 외친 일화는 당시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았었습니다.


당시 최순실 특검은 서울 대치동 선릉역 인근 대치빌딩에 있었습니다. 이 빌딩은 차량이 들어오는 출입구가 하나인데 차에서 내리면 엘리베이터로 특검 사무실로 올라갈 수 있지만 이곳은 일반 건물 입주자나 취재진도 수시로 지나다니는 곳입니다. 오픈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죠. 그래서 주요 관계자의 비공개 출석이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알던 최순실의 특검 출석 과정이 미디어를 통해 공개될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어록(?)을 남긴 김건희 전 영부인(이하 김건희)의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 사무실 출두 동선은,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건물 구조상 주차 후 사무실까지 전례 없이 긴 이동 거리가 형성되었습니다. 김건희가 걸어간 그 동선의 길이를 감안하면, 전무후무한 '포토라인 런웨이’가 만들어졌다라고 불러도 무방한 상황이었습니다.


김건희의 경우 출두 동선은 길었으나 반대로 구속이후 특검 소환 과정에서는 강한 검정색 썬팅이 된 호송차를 타고 비공개 출석했습니다. 김건희는 구치소에서 나서면서 수갑을 차고 호송차에 올랐지만, 호송차는 지하 주차장을 통해 건물로 들어갔고, 별도의 포토라인은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이 또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특성 때문에 가능한 상황입니다.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은 서울 서초동 흰물결빌딩에 특검 사무실을 마련했습니다. 이 흰물결빌딩은 서울지방·고등검찰청 건물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아주 가깝고, 과거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특검 사무실이 있었던 곳으로 상징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흰물결빌딩은 건물 전체 기계식 카리프트 방식의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 피의자 혹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시 주차장으로 진입해서 비공개로 출석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이 건물은 승강기가 1대 뿐이어서 피할 수 없는 포토라인이 형성되는데,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소환될 때는 승강기 앞에서 열한 개의 풀 기자 질문을 선채로 들어야 하는 피치 못할 상황도 연출되었습니다.


기자들과의 포토라인은 VIP나 유명인 위기관리에서 사정 기관 수사, 조사에 응할 때 동선 확보나 상황 대응 전략, 메시지 등에 대한 전략적 준비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특검의 사례를 바탕으로 건물 형태에 따른 포토라인 이야기를 야사(野史)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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