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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제와 맥락의 생략과 탈락

"아무도 믿지 마라. 인생은 독고다이"

https://www.youtube.com/watch?v=-5Mw7a11810

"아무도 믿지 마라. 인생은 독고다이"


저도 종종 아끼는 구성원이나 지인들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모든 선언적 커뮤니케이션, 성급한 일반화 시도에는 대부분 '전제'와 '맥락'이 탈락되거나 생략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종종 "모든 일반화는 성급할 수 밖에 없다"라고 강조드리고 있습니다.)


화자(話者)는 전제와 맥락까지 이야기하면 이야기가 길어지고 이른바 핵심 메시지, 야마(やま / 추천하지 않지만 현장에서 통상적으로 쓰는 말이라 표기), 헤드가 살지 않으니 상식적, 도덕적, 사회 통념 안에서 전제와 맥락을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특정 화자의 말을 보도하는 언론들이 전제와 맥락을 빼고 야마를 잡고 특정 메시지만 강조하는 경우들이 흔합니다. 마지막으로 청자(聽者) 혹은 대중은 긴 글이나 긴 영상을 읽지 않고 보지 않고 야마나 헤드만 보거나 읽죠.


이때 리터러시 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개인이 이 말을 과도하게 집착하고 과몰입하면서 과잉 반응과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들을 종종 봅니다. 서태지가 정규교육을 안 받고 성공했다며 너도나도 자퇴했던 시절도 있었고 지금도 일부 성공학에서 주장하는 대기업과 조직, 직장인을 비하하고 퇴사를 종용하는 이야기들도 유사 사례입니다. 초콜릿을 먹는 사람들이 성격도 좋다느니 김치가 암을 유발한다는 등의 독특한 과학 연구 결과를 보도하는 언론들도 몰라서 혹은 의도적으로 전제와 맥락을 배제하는 경우들입니다.


이효리 선생이 오늘 국민대 졸업식에서 했던 말씀은 전제와 맥락을 제가 다 알지 못하지만 제가 아무도 믿지 마라. 인생은 독고다이라고 할 때 전제로 해석을 해보면 사람들 사이에 사회성을 잃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무도 믿지 말고 인생은 독고다이라고 해서 사람들을 멀리하고 커뮤니티에서 소외되고 혼자 마이웨이 하라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간혹 이렇게 이해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아무도 믿지 말라는 의미는 모든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나를 배신할 수도 있도 나를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나 자신을 좀 더 정확하게 알고 이해해서 나를 믿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인생은 독고다이라는 것 또한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고 독립성, 자율성, 능동성을 사회라는 틀 안에서, 커뮤니티 안에서 키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믿지 말라는 의미를 '듣지 마라'라는 의미로 곡해하시면 안 됩니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라고 할 수 있어야 하고 모두가 '노'라고 할 때 '예스'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격언 같은 말씀이 있고 한때 이 말씀이 광고로 제작되어 유행하기도 했었죠. 이때 빠진 전제는 일단 상대방의 혹은 어떤 그룹의 이야기를 '듣고' 예스는 노든 주장하라는 이야기지 듣지도 않고 무조건 반대로 말하고 행동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유명인의 선언적 커뮤니케이션, 성급한 일반화를 듣고 언론을 통해 접한 후 그 커뮤니케이션의 전제와 맥락을 찾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냥 유명인의 선언적 커뮤니케이션을 있는 그대로 과몰입해서 받아들인 후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사패, 소패가 양산되지 않길 희망하고 소망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LTAdHoLk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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