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어휘력
직장인의 공감 드라마인 tvN <미생>을 좋아합니다. 오랜 시간 바둑을 두었던 주인공 장그래는 프로입단에 실패하고 한 무역회사에 인턴으로 일하게 됩니다. 업무 경험이 전혀 없던 장그래에게 가장 먼저 닥친 시련은 직장 동료들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직속 상사인 오 과장이 업무 지시를 하는데, 내용을 알아 듣지 못해 굳어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오 과장은 ‘무역 용어 사전’을 장그래에게 건네며 말해요. “여기 있는 동안은 장님 문고리 잡듯 더듬거리는 척이라도 하란 말이야. 복장 터지니까!”
장그래는 야근까지 하며 열심히 무역 용어를 익히고 상사들에게 인정 받습니다. “장그래 혹시 천재 아닐까요?”라는 말까지 나오죠. 이후에 천 과장이 새로 팀에 합류했을 때도, 장그래를 무시하며 하는 말이 있어요. “기본을 할 줄 알아야 되잖아. 기본. 기본 말이야. 예를 들어, 무역 용어 같은 건 알아야 되잖아.” 그리고 바로 랜덤 무역 용어 퀴즈를 냅니다. 가장 먼저 역량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 무역 용어 퀴즈인데, 거기서도 장그래는 탄탄한 어휘력으로 상황을 극복하죠.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문해력 논란도 대부분 어휘력과 관련된 내용이에요. ‘심심한 사과’, ‘사흘’, ‘중식’, ‘추후 공고’, ‘혼숙’ 등등 제대로 된 어휘의 뜻을 알지 못해서 일어난 문제들이죠. 대부분 공지사항이나 안내문 내용인데, 맥락 속 어휘의 뜻을 모르니 안내하는 내용도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합니다.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글을 비롯한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했을 때, 어휘력은 그 기본 바탕이 됩니다. 어휘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글이 되기 때문이에요. 문해력 향상의 키가 어휘력인 이유입니다.
문해력 향상은 직장인의 업무 능력과도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에서 2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의 국어 능력에 대해 조사(21.10)했는데, 83.8%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불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불만족스러운 업무 관련 국어 능력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는 보고서·기획안 등 문서 작성 능력(65%),
둘째는 대면 보고 등 구두 의사소통 능력(39.6%),
셋째는 이메일 등 활자 소통 능력(24.6%),
넷째는 회의·토론 능력(21.9%),
다섯째는 전화 의사소통 능력(16.5%)입니다.
결국 문해력의 기본인 어휘력을 익히면 종합적인 문해력이 향상되고, 업무 능력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최근 ‘판교 사투리’로 이슈가 된 비즈니스 영어와 업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한자어, 일상 속에서 혼동되는 어휘들 중 엄선하여 필수 어휘 120개를 정리했습니다. 다양한 활용 사례와 단어의 기원, 원 페이지 테스트와 마지막 단어 찾기를 통해 완벽하게 필수 비즈니스 어휘를 익힐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만들었어요.
마지막으로 핵심 포인트! 사전적 의미를 넘어, 어휘에서 발견한 맥락을 통해 일잘러의 태도와 감각이 마음 속에 새겨지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어휘의 감각’인 이유입니다.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맥락을 파악하고 재구성하는 학습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어휘들을 익히고 생각하고 태도를 구축하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이 방법을 알면 앞으로 만나는 낯선 단어들도 두렵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에게 처음 안내하고 싶은 어휘는 런웨이(Runway)입니다. 런웨이하면 가장 먼저 패션쇼 무대가 떠오를 거예요. 모델들이 걷는 좁고 긴 공간을 의미하는 말로 익숙하죠. 나아가 비행기들이 이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활주로라는 의미가 있어요. 멀리뛰기 전에 도움닫기를 하듯, 비행기가 상공을 날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비즈니스에서는 ‘주로 스타트업이 현재 자금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다 쓰기 전에 수익을 창출하거나, 투자를 유치해야 하죠. 비행기가 날아가기 전에 꼭 필요한 활주로처럼,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예요. 런웨이를 관리하며 지속 가능한 생존 모델을 모색해야 합니다. 하나의 단어에 이렇게 여러 가지 뜻이 있다니, 흥미롭죠.이어서 내면화 과정을 거치며 삶에 적용하고 나의 태도를 형성할 수 있어요. 나의 런웨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내가 키워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요? 직장인에게 ‘어휘’란 이 런웨이와 같이 성장과 안정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어휘의 감각’으로 다져진 여러분의 마인드, 태도는 ‘일의 감각’도 키워줄 거예요. 그렇게 이 책과 함께 일 잘하는 사람으로서의 멋진 비상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