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1897 ~ 1945년 평사리 사람들의 이야기
*두마디: 살아있는 일제 강점기, 역사 이야기
*추천대상: 끈기 있는 분
*깔때기: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원동력은?
1. 동기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학교 다닐 때부터 줄곧 알고 있었다.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외면할 수 없는 작품 중에 하나다. 물론 20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이 접근조차 두렵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용과 학습만화로도 나오면서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엔 드라마도 나왔다고 하는데, 이렇게 계속 변용되어서라도 이 작품이 이어지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는 원작을 계속 노리고 있었고, 버킷리스트로 담아두고 있었다. 한참 공부하던 시절에 요약본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접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넘어 어떤 경외감을 갖고 있었다. 그 담아둠은 녹슬지 않고 계속 꿈틀대었고, 결국 빛을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2개월의 방학을 맞이하였고, 그 방학을 바쳐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이루게 된 것이다.
2. 줄거리
경남 하동 평사리에 있는 최참판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우리나라의 독립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많은 줄거리 요약본에서는 ‘서희’를 중심으로 망한 집안을 되살리는 전개를 주로 설명하지만, 나는 어떤 인물보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더 초점을 두고 싶었다.
- 토지 1부 1~4권 (1897~1908)
- 토지 2부 5~8권 (1911~1917)
- 토지 3부 9~12권 (1919~1929)
- 토지 4부 13~15권 (1930년 ~ 1938년)
- 토지 5부 16~20권 (1940 ~ 1945)
일본의 꾸준한 침략이 있었고 결국 나라의 주권을 빼앗겼으며, 일본의 패망을 통해 나를 되찾는 그 만세의 순간까지. 우리의 일제 강점기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굵직굵직한 사건들 속에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나는 큰 주제 분류를 ‘역사’로 하기 까지 했다.
최참판댁 어린 아이였던 ‘서희’가 조준구에게 집안을 빼앗기고, 간도로 넘어가 절치부심하여 집을 다시 찾는 과정 또한 흥미진진하지만, 그 이후에도 조준구는 살아있고 김두수라는 밀정은 활개를 치며 인생에 ‘빛’이 들어오진 않는다. 서희는 친일의 행적까지 서슴없이 하지만, 독립운동을 하는 남편 길상의 뒷바라지를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살아간다. 개인적으로 뒷심은 길상이와 관수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이 쫄깃(?)했다.
이렇게 굵직굵직한 사건들 외에도 결국은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주연과 조연, 씬스틸러와 같은 특별출연 등으로 나누기 힘든 것이, 박경리 작가님은 이 모두에게 하나하나의 캐릭터로서 숨을 쉬게끔 해주었다. 끝까지 버리는 캐릭터 없이 하나하나 다 주워 담으면서 떡밥 회수의 진가를 보여주셨다. 크게 3대를 다루면서, 죽고 태어나고 헤어지고 만나고의 관계 속에서 ‘얽혀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수많은 인물 중에서 마음에 남은 인물들만 조금 짚어보겠다.
우선 주인공 서희와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봉선이. 그리고 서희를 지켜준 수동이와 길상이! 나중에 듬직한 남편이자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는 길상이와 윤보, 관수, 김환, 강쇠, 혜관스님, 연학, 해도사, 소지감, 공노인 등등. 정말 열심히 싸워주셨다. 이 소설에서 가장 강렬한 로맨스를 심어 준 용이와 월선이도 빼놓을 수 없고, 또 장차 듬직한 인물이 되는 홍이. 용이와 홍이 같은 듬직함을 닮고 싶은 마음까지!
물론 미운 인물도 많다. 욕심꾸러기 조준구네 가족, 양심도 없는 것. 생명력(?)을 넘어 아귀 같은 임이네와 임이.. 정말 끔찍한 악녀의 표본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친일파 김두수도 끝끝내 잡히지 않고. 후... 김두만이도 치사하고... 일본놈들은 모두 끔찍하고! (오가타 빼고) 후.
영웅 같은 인물에 대한 갈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설이 소설인 만큼, 기대한 바가 컸으나 실질적인 독립은 여기 이 사람들의 손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뜬금없다’는 생각까지 했다. 제대로 일본과 한번 싸우지도 못하고, 독립의 바로 직전까지 일본징용을 피하는 게 최선이었다. 뭔가 하려고 하면 다 감옥가고, 길상이 마저 감옥에서 독립을 맞이했으니. 무기력하다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살아서 독립을 맞이한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커튼콜이 있다면 같이 사진도 찍고 악수도 하고 싶을 것 같다. 그 어떤 영웅들보다도 애정한다. 평사리 사람들. 후.
3. 감상
기존 나의 가치관은 ‘실존주의’라고 할 수 있는 독립과 개인은 중요시하는 것이었다. 좋아하는 책의 말을 빌리자면 ‘합리적 개인주의자’.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수많은 관습적 제약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심지어 가족마저도. 그래서 그런지 나는 전부터 ‘사극’을 보지 않았다. 제대로 챙겨본 것은 단 한 편도 없다. 영화도 어쩌다 보는 것이지, ‘옛날 옷’을 입은 느낌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세련되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추구했고, 그런 삶을 지향했다. 그런 나에게 <토지>에 나오는 세계관은 억압에 산물이었고 많은 불편함을 주었다. 현재 구시대적 관습으로 일컬어지는 신분의 굴레, 여자들의 한 맺힌 삶, 공동체적 의식 등.
하 지만, 이들을 얽매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이러니하게 힘의 원동력이 되었다. 가족을 잃고 재산을 잃고 심지어 나라를 잃은 입장에서 이 서민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관습에서 싹튼 마음이었다. 모시던 사람이 재산을 잃어도, 끝까지 따라가 보살피고. 같이 살던 남자가 산속에 들어가도 따라가고, 나라를 빼앗겨 수탈을 당해도 되찾기 위해 맞서 싸운다. 지금 같아서는 쉽게 갈아치울 수 있는 것들, 입에 맞지 않아 뱉어낼 수 있는 것들을 그들은 끝끝내 안고 살아간다. 참고, 견디며, 묵묵히 인내한다. 그리고 눈물과 함께 빛을 맞이한다.
물론 다시 이대로 살아가자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미개한’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긍정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또 다른 ‘눈’을 얻은 것이다. 이 눈으로 많은 작품들과 사람들, 그리고 세상을 볼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사리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런 일제 강점기 시대를 다룬 작품들이 주는 불편함이 있다. 그 시대에 ‘나’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에 대한 손가락질이 아닌 나에 대한 손가락질은 얼마나 날카로움을 넘어 얼마나 잔인한가. 나는 이 상황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소설에서도 나에게 가장 가슴 아픈 상황은 지식인들의 방황이었다. 자결하는 선비들, 술 먹고 신세 한탄하는 선비들, 신문물로 또 다른 ‘주의’에 빠진 학생들. ‘깃털 같은 삶’을 지향하는 나는 어쩌면 기회주의자로 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서희’를 긍정하는 것 중에 하나는 그녀가 그렇게 유연하게 처치를 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주변 가족들이 독립을 위해 힘쓸 수 있었다는 것. 그렇게 해서라도 꾸준히 독립자금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 그래서 나는 ‘교육계몽’과 같은 활동으로 지식인의 자세를 확립하고 싶다. 신과 구의 융합 속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버킷리스트에서 한 줄을 지웠는데, 지우자마자 한 줄이 더 늘어났다. 바로 <토지문화관>을 가는 것이다. 이 여운을 잊지 않고 간직하여, 경남 하동에서 한번 풀어보리라!
-------------------------------------------------------------- 모음집
- 토지 1부 1~4권 (박경리)
*한마디: 최참판댁을 둘러싼 평사리 사람들 이야기 (1897~1908)
*두마디: 스멀스멀… 잡아먹히는 조국
*깔때기: 나는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
이 작품을 블로그에 정리할 때 [역사]로 분류했다. 중심지가 아닌 시골이지만 역사적 1905년 을사조약을 전후로 한 모습에서 그 상황과 분위기, 절망을 간접적이나마 몸서리치게 느꼈다. 교과서에서 배운 주권을 잃은 국민의 모습을 넘어, 살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모습. 정말 무지한 시골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 갈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나아가 그 국가적 사태를 가문의 모습으로 절묘하게 비유해 놓았다. 슬그머니… 가문을 빼앗긴 최참판댁의 모습에서 슬그머니… 나라를 빼앗긴 우리네 모습이 오버랩 되어서 보일 수 있는 구성. 최참판댁은 우리나라의 축소판. 1권에서 던진 떡밥을 4권에서 회수하는 치밀함으로 이야기를 탄탄하게 이끌어가며 한 번 더 축소하는 것들이 등장인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들. 인물 하나하나에 숨을 불어넣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아서 많은 인물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인물이 많을 때는… 쉽게 사라진다는 슬픈 함정.ㅠㅠㅠ 윤보야, 봉순아. 너희 때매 또 지하철 잘못 내렸다….
역사소설, 특히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서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은 빼놓지 않고 하게 된다. 신세한탄하며 목숨을 끊는 무기력한 사람들, 세상을 잊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하루하루 먹고 살 궁리에 바쁜 사람들, 세상을 바꾸어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마지막 시대의 흐름을 따라 기회를 잡는 사람들… 각기 다른 삶의 군상들에서 나는 어떤 위치를 잡고 있을까?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행동한다. 각기 다른 것들을 위해 각기 다른 행동을. 나는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 나의 '도리'는 무엇일까?
- 토지 2부 5~8권 (박경리)
*한마디: 최참판댁 간도 정착기 (1911~1917)
*두마디: 사람은 안 변한다.ㅜㅠ
*추천대상: 끈기 있는 분
*깔때기: 나에겐 어떤 부인이?
호랑이 굴에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듯이 정신 바짝 차린 주인공 집안은 낯선 곳에서도 수월하게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그 '수월함' 속에서 욕심이란 악마가 꿈틀꿈틀 기지개를 켜고 고개를 든다. 그리고 결국 사람을 잡아먹는다. 임이네, 그 여인은 안나 카레니나를 뛰어넘는 최악의 악처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1910년대는 삼일운동 전 일본이 강압적으로 통치하던 시기. 그 시기에 수탈과 핍박, 밀정 놈들의 활약(?)에 속이 뒤틀릴 지경이다. 주 무대는 간도이지만 거기라곤 편하겠는가. 나라 잃은 백성, 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일본이 싫어지려한다. 한이, 사라질 리가 없다. 월선 아지매 ㅜㅠㅜㅠ
- 토지 3부 9~12권 (박경리)
*한마디: 3.1운동 그 이후, 문화통치의 현실 (1919~1929)
*두마디: 세대교체가 시작된다.ㅠㅠㅠ
*추천대상: 한국사 진득하게 공부하고 싶으신 분
*깔때기: 나는 어떤 '주의'를 택했을까?
3부의 시작은 3.1운동. 곧 있으면 3.1절인데,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그 영광의 순간은 정말 순간일 뿐이고, 남은 건 지식인들의 고뇌와 좌절뿐이다. 힘들게 살았던 농부들과 상민들은 시대가 바뀌면서 자식들을 열심히 공부시킨다. 그 과정에서 배움을 얻은 사람들은 많아지지만 그 뜻을 펼칠 무대는 비좁고도 날카로우며 더럽다. 역동적인 독립투사들은 하나둘 생을 마감하고, 남은 식자층들은 술과 여자로 하루하루 버틸 뿐이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무대를 깔아주고 싶은 마음에 안타깝기만 하다. 4부에는 좀 더 기를 펴길!
동학, 공산주의(사회주의), 무정부주의 등등 많은 이념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과연 '독립'을 보았을까. 아니면 더 큰 세상을 보았을까. 또 아니면 어떤 것이든 의지하고 뭉쳐야만 했을까.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택하지 않는 것' 조차 용납되지 않았고, 수시로 경찰서에 불려가는 사람들. 차라리 친일하는 사람들이 마음이 더 편했으리라. 여기서 나오는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은 많은 사람들을 좌절케 한다. 그를 욕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해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운 시기, TV에서는 탄핵과 선거운동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 지금은 '독립'은 아니지만 '희망'과 '행복'을 위해 또 한 번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 나오는 말로 마무리 짓는다면, '역사는 생양파 샌드위치다. 죽자고 반복하니까.'
- 토지 4부 13~15권 (박경리)
*한마디: 중국과 소련, 일본 그 사이 우리ㅠㅠ (1930년 ~ 1938년)
*두마디: (일제의 수탈이) 지친다 지쳐...
*추천대상: 끈기!
*깔때기: 사회주의의 늪, 무정부주의의 늪, 독립의 늪, 친일의 늪, 나는 어느 늪에 가까웠을까?
이러면 안 되지만, 항일정신이 샘솟는다. 어른들이 일본 싫어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정말 이렇게 오래 정복당해 있으면, 희망이란 것을 찾아볼 수 있을까. 친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다른 곳으로 떠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이 아닌 다른 곳은 모두 파라다이스처럼 보이지 않을까. 읽는 나도 지치는데, 이러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얼마나 지칠까. 그나마 나는 광복이라는 끝을 알고 읽고 있지만, 그 끝을 모르는 이 사람들은 얼마나 무력할까. 세대교체가 한번이 되고, 또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지금 남아 있는 주인공들이 광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 갈망했던 순간을 뜬 눈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더 이상 죽지 않기를. 길상아 ㅠㅠ 홍아 ㅠㅠ 관수야 ㅠㅠ
- 토지 5부 16~20권 (박경리)
*한마디: 1945년 8월 15일, 광복! 독립! 만세!
*두마디: 힘들게 되찾은 태극기, 더럽히지 말자!
*추천대상: 끈기!
*깔때기: 나라가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허무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독립인데, 허탈하다. 독립이 오는 그 순간까지, 독립이 오고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 배신감마저 든다. 우리나라의 독립인데, 우리 손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그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교과서에서 나왔던 그 소외된 독립이라는 말, 끝까지 우리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얄미운 일본이라는 그 말. 평사리 사람들의 시각에서 봤을 때, 독립은 하늘에서 떨어진 듯한 느낌이다.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삶을 지탱해 온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조차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이럴 땐 리얼리즘이란 것이 참 밉다. 소설 속에서나마 히어로물같이, 속 시원하게 복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한번 속 시원하게 무엇이라도.. 이 울분이라도.. 이 서민들의 한을 한번이라도... 분출할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굳이 민족주의적인 세계관을 심어주고자 한 의도는 아니겠지만, 고달픈 역사 속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한'을 20권 동안 접하고 있으려면 자연스럽게 애국자가 된다. 지금의 나가 고맙고, 조상님들이 고맙고, 대한민국이 고맙다. '나라 잃은 슬픔'이 뭔지도 모르면서 ‘나라 잃은 표정’과 같은 말을 쉽게 사용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그것을 유행어 삶아 따라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부끄러워지기까지 한다. 그 말은 자제해야지.
조상님들의 삶 속에 담긴 신분제도와 성차별, 과도한 공동체 의식 등은 구시대 산물의 전형이라고 취급 받으며 현재 따돌림(?)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것을 따르라고 할 수 없는 시대지만, 그 생의 모습들을 보며 가슴이 먹먹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답답~하다가도 따뜻하고, 짜증나다가도 흐뭇하고. 어찌되었던 한 시대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그 나름의 의미가 있구나. 하고 나름의 긍정을 하게 되었다. 뫼르소를 꿈꾸던 나에게 신선하면서도 강한 깨달음이었다! 하. 이렇게 나는 성숙해진다. 내 두 달간의 황금 방학을 바친 보람이 있구나!
무대 공연이 끝나면 '커튼콜' 이라고 하여 배우들이 나와서 인사를 한다. 스케일이 스케일인 만큼 모두 불러, 인사를 나누고 싶다. 죽은 사람들도 많아서 원... 우리 서희와 길상이, 용이, 윤보, 관수, 강쇠, 김환, 홍이, 봉순이... 모두 고생했습니다! 특히 박경리 작가님의 떡밥 회수 능력은... 정말 어마어마, 1권에 툭 던지신 떡밥을 20권에서 회수하는 천리안. 버킷리스트를 하나 지우자마자 하나가 추가되었다. <토지문화관> 가서 뵙겠습니다. (_ _)
홈페이지: www.booklen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