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유 어게인

by namtip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꽁과 함께 식당에 갔는데 그녀가 뭔가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뭘 보는 걸까. 밥을 먹다 말고 나도 꽁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보았다. 외국인들이 단체로 브런치를 하는 것 같았다. 그걸 왜 보고 있었을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우리는 장도보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으며 신나게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혼자 아이를 볼 수 있을 즈음에는 꽁에게 라오스 음식을 배우는 중이었다. 새로운 재료와 맛을 알아가는 게 신기하고, 꽁도 그런 나와 요리하는 걸 즐기는 듯했다. 집에 돌아와 함께 야채며, 고기를 냉장고에 넣고 있는데 문득 스쳐간 생각. '꽁이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걸까.'


그날 퇴근하는 꽁에게 슬쩍 나랑 같이 영어공부 해볼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니 꽁은 대답도 안 하고 눈만 껌벅거렸다. 정말 그래도 되냐는 뜻이라는 건 이제 나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다음 날부터 우리는 아이가 자는 틈을 타서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제일 쉬운 건 식재료. 내가 영어를 라오스어로 설명할 실력은 안되니 그림이 있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각종 야채, 과일 사진을 깔아놓고 내가 영어로 말하면 꽁이 따라 했다.


한 달 정도 지나고 단어시험을 봤는데 모두 100점을 받았다. 꽁은 가방에서 열심히 연습한 공책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100점을 맞았는데 당연히 파티를 해야지. 그날은 자는 아이를 둘러엎고 근처 노포에 가서 쌀국수에 돼지컵질 튀김까지 추가해 마구 먹었다.


내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더라도 꽁이 외국인이 많이 오는 가게에 취직해서 월급을 많이 받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열심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꽁이 퇴근하면서 쭈뼛주뼛하더니 나에게 "see you"라고 말한 날이 있었다. 뭔가 뭉클해서 나도 "see you"라고 하며 울먹였다.


그로부터 한참 뒤. 한국으로 귀국하던 날. 그녀는 공항에서 나에게 "see you again"이라고 했다.


내가 라오스어를 잊은 만큼 꽁도 영어를 많이 잊었겠지. 그 뒤로 나는 영어책에서 see you again을 보면 꽁이 생각난다.


p.s 미스터 선샤인을 보면서 더더욱 꽁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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