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은 뭐든 귀하게 여겼다.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한 뒤 꽁과 함께 산책을 나가면 아이의 발걸음에 개미가 죽지 않도록 먼저 과자를 한구석에 놓아놓고 개미들이 다른 쪽으로 몰려가게 했다. 그리고 나서야 아이는 마음껏 그 길을 걸었다.
갓 돌을 지난 아이가 장난감을 집에 던지면 그쪽까지 아이와 손을 잡고 가서 직접 주워와서는 그 큰 눈으로 아이를 보며 물건을 손에 쥐어줬다. 그리고는 라오스어로 물건은 이렇게 손에 가지고 있는 거라고 천천히 말해주었다.
어느 날 꽁은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내가 종이에 한글로 ㄲ,ㅗ,ㅇ, 꽁이라고 적어주자 꽁은 라오스어로 내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는 한글로 써진 자신의 이름을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어쩜 꽁은 종이에 쓰인 글씨까지도 저리 소중히 여길까.
몇 달간 머물렀던 친정엄마가 가시고 난 후. 나도 모르게 우울감이 찾아왔다. 하루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면서도, 앉아있으면서도 마음 둘 곳 없다는 생각에 창문만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부엌에서 부산히 음식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 깼다. 분명 된장찌개인데 꽁이 한국음식을 할리는 없고, 한국 간 엄마가 다시 왔나 하는 마음에 부리나케 부엌으로 가니 꽁이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된장찌개를 할 줄 알아요?" 나는 놀라서 물었다. 된장찌개뿐만이 아니었다. 모닝글로리를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 한국식으로 무치고, 두부도 부치고 있었다. 꽁은 친정엄마가 가시기 전 혹시 몰라 엄마에게 내가 좋아하는 한국음식을 미리 배워두었다고 했다.
그 뒤로는 말해서 뭐 하랴. 나는 눈물의 된장찌개를 먹으며 꽁을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
성품이 고운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꽉 찰수도 있다는 걸 꽁에게서 배웠다.
사진출처: urbanbrush.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