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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Nov 26. 2024

한눈팔지 말 것

아무리 연습이고 코치님이 나에게 맞춰 공을 던져주는 랠리지만 절대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바로 네트를 넘어간 공이 더 이상 오지 않을 때까지 한눈을 팔 면 안된다는 것이다. 느낌상 이번에 헛스윙을 했다 해도 공의 운명은 내가 정할 없기 때다. 왜냐하면 우연히 공이 잘 날아갈 수도 있으므로! 물론 공의 운명을 바꾸는 것도 실력이지만 공이 바닥에 또르르 굴러가는 순간이 아니면 절대 스텝을 멈춘다는 생각은 하지도 말아야 한다. 이것이 집중력이고 매너다.


여태 지레짐작으로 공이 네트를 넘어가지 않을 것 같으면 자꾸 멈췄기 때문에 연습의 흐름이 끊겼었다. 공은 이미 네트를 넘어갔는데 그걸 모르고 그립 탓을 하며 계속 라켓을 새로 잡으려고 손을 보고 있으니 코치님은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오늘 포핸드 백핸드를 복습하는 동안 내가 중점을 둔 건 눈으로 공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눈을 부릅뜨고 공아 와라 내가 오늘 너가 나에게 오는 족족 쳐주겠다는 결심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시간을 보니 10분 좀 지났는데 숨이 차서 더 이상 못 뛰겠다. 이런 거구나 테니스를 치면 살이 빠져야 되는데 그동안 아무런 결과가 없었던 건 내가 이만큼 뛰지 않아서일까.


어쨌든 힘들어서 손하나 까딱 못할 때까지 공만 따라서 왔다 갔다 해보니 공을 제대로 본다는 게 뭔지 알겠다.

 

정말 간단하지만 어려운 것. 목표물인 공을 계속 보고 쫓아가면 된다. 그러려면 잡생각을 멈춰야 한다. 이 공이 넘어가냐 마냐 지금 잘 쳤냐 안쳤냐는 라켓으로 공을 치는 순간 끝난다. 그냥 공이 떨어지면 떨어진 거고 넘어가면 넘어간 거다.  


그래서 머리로 반응하기보다 몸이 알아서 움직일 때까지 연습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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