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를 사랑한 여자

옷장 정리를 하다가 알게된 사실

뒤늦은 겨울옷 꺼내기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죄다 줄무늬 옷이네. 내가 이렇게까지 스트라이프를 좋아했나 싶을정도로 많았다.

흰색바탕에 검정 줄무늬를 시작해서 각종 가로세로 줄이 그려져있는 옷이 천지다. 정리하다 힘들어서 앉아있는데 세상에 이불도 모두 줄무늬.이불은 파란바탕에 흰색 줄이가득하다.

딸방에서 뭐좀 꺼내려고 갔는데 푸하하. 내가 사준 옷들이 또 줄무늬 투성이다. 뭘까. 왜 이제야 깨달은걸까. 왜 쫙쫙 그어진 이 선들의 조합에 나는 이끌리는 것일까.

당체 알수가 없었는데

며칠전 엄마가 외투를 벗더니 하늘아래 같은 줄은 없다며 새로운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나타났다.

영문도 모른채 엄마를 보며 배를 잡고 웃는 나와 그 와중에 계속 새로운 줄무늬 옷 자랑을 하는 엄마.

엄마랑 나는 전생에 얼룩말이었을까. 그래. 그런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