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ka Jan 26. 2024

아이가 학교에서 맞고 왔다, 또

이번엔 다른 애

화요일 저녁에 학교에서 Spelling Bee라는 단어 맞추기 대회가 있었다. 아이는 수영 수업이 있는 날이라 수업을 조금 일찍 마치고 나와 대회에 참석했다. 본인도 열심히 맞추고 친구들이 맞추면 박수도 열심히 치며 즐겁게 대회를 마쳤다. Spelling Bee를 마치고 집에 와서 잘 준비를 하는데 오늘은 비밀일기장에 쓸 거라며 아무도 책상 근처에 못 오게 했다. 오늘 있었던 즐거운 일들에 대해 쓸 게 많은가 보다 하고 아이를 기다렸다가 같이 잠이 들었다.


다음날 문득 생각이 나 아이의 비밀일기장을 열어보았다. (꼬꼬야 미안) 그런데 그곳엔 수영이나 Spelling Bee에 대한 내용은 없고, A라는 아이가 자기를 때리고 발로 찼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여러 명이 같이 당했고 선생님께 말해서 결국은 A가 와서 사과를 한 걸로 끝나긴 한 것 같은데 이게 이렇게 끝나도 되는 건가 잘 판단이 서질 않았다.


누구한테 맞아도 다른 친구들하고 즐거우면 그저 좋은 날


하교한 아이에게 학교에서 별일 없었는지, 요즘 누가 괴롭히진 않는지 돌려 돌려 물었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아이가 동급생(때린 애는 킨더 때 같은 반)에게 또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도 충격인데, 아이가 이 사실을 부모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걱정으로 다가왔다. 아이가 친구들과 같이 잘 해결을 했으니 이번 일은 그냥 지나가도 되겠지만, 과거 또는 미래에 우리에게 말하지도 않고 일기장에도 쓰지 않은 일들로 힘들어할까 봐 걱정이 된다.


최근에 M(학기 초 꼬꼬를 마구 때렸던 애: 참조)과 친구 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무반응으로 답했는데 잘됐다고 했어야 했을까. 사건 이후 M에 대해서 가끔 물어보곤 했는데 그 물음 속에 묻어 있는 나의 불편한 마음을 아이가 읽고서 앞으로 그런 일은 부모에게 말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나 보다. 한동안 손 놓고 있던 육아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가 왔다.



그런데 일 학년 때 원래 이렇게 아이들끼리 때리고 맞는 일이 비일비재한가요?


매거진의 이전글 주식을 정리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