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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wn Dec 31. 2021

연말결산, 2021

선물하기와 함께한 10개월을 돌아보기

2021년 마지막 날,

별 것 한거 없이 지나간 1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돌이켜보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작은 성공과 무수히 많은 실패들이 떠올라 복기하고자 적어봅니다.  


상반기에는 온보딩하고 생각보다 제한된 환경을 깨닫게 되었다면, 

하반기에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던 지난 1년이었습니다. 


1. 이직 후 온보딩

짧고 굵은 경험을 주었던 포커스미디어코리아를 떠나서 커머스그라운드로 옮겨왔어요. 

그 과정에서 들었던 조언 중 하나가 "생각보다 짜치는 업무를 할 수도 있고, 기대했던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결정을 이끌어준 다른 요소들을 생각하면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과 함께 2월을 새출발을 시작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4개 회사를 옮긴 시간을 비춰보면 회사는 다 똑같고 그 속에서 제가 어떤 일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1년이었던 것 같아요. 

>멋있어 보이는 일 1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둥바둥 거리는 9을 해야하는 건 직장인의 국룰이니까요.


2. 첫 프로모션 기획 > 쫄망

생각보다 프로모션에 대해서 플랫폼에서 할 수 있는건 제한적이에요. 

좋은 상품을 가진 브랜드가 니즈가 없는 상황에서 리소스를 써서 같이 잘 해보자라고 얘기하는게 쉽지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많이 느꼈던 상반기였던 것 같아요. 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좋을지에 대한 부분을 초기에는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Give & Take가 중요하더라구요. 리소스 상에서 가능한 영역을 먼저 제공하고, 우리랑 하면 또 줄 수 있어요라는 식의 설득을 통해서 미리주고 받아내는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다만, 초기에는 브랜드사의 요청에 따라서 오퍼레이팅 위주로 하다보니, 기준이 없어 몇번의 실패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정립한 나름의 기준은 결국 고객이 그 브랜드의 어떤 상품을 좋아할까? 그걸 어떻게 보여줘서 거래로 이어지게 해야할까? 라는 부분이었어요.

> 내가 사고 싶은가? 내가 선물하고 싶은가? 선물을 주면 좋아할까? 이 질문을 먼저 하게 되더라구요.


3. 어떤 날, 어떤 선물에 반응할지

수능을 돌아본 지난 글(링크)에서도 적은 것 처럼 특정 이슈데이에 선물이 집중됩니다. 

이는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서비스의 특성이 반영된거라고 보여지는데요. 그러다보니 이슈데이 핸들링이 주요 업무였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그냥 상품을 소싱,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상품을 원하실지 나름의 가설을 세우고 그 부분이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봤었습니다. 


*빼빼로데이

ㄴ가설: 친구/동료 등 가볍지만 위트있게 선물을 주고 받고 싶어함

ㄴ액션: 동일 상품 내 플레이버 확대를 통한 고객 선택권을 넓혀주기

ㄴ결과: 전년 동일 상품 대비 2.7배 판매, 브랜드 객수 1.5배 증대


*수능 D-1

ㄴ가설: 주위 수험생 부모님들에게 대면으로 주던 선물에서 선물하기로 전달하고 싶어함

ㄴ액션: 단순한 수능 선물이 아니라, 메시지 등 의미가 담긴 선물을 썸네일(대표이미지)에서도 보여주기

ㄴ결과: 다양한 영역에서의 노출, 브랜드 거래액으로 이어짐

> 결국, 같은 상품이어도 어떤 상황을 제안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배웠죠.


4. a/b Test, 각각의 시나리오 정립 필요

야심차게 진행한 썸네일 테스트는 49%의 성공, 51%의 실패를 거뒀던 것 같아요.

이 테스트의 배경은 제가 담당하는 가장 주요 브랜드의 스테디셀러상품이 리뉴얼을 하고 나서 거래액이 빠지게 되었고, 그 상품으로 인하여 브랜드 거래액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할 수 있는 액션을 취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저는 썸네일이 구매로 이어지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왔었는데요.  

상반기에 썸네일이 바뀌고 거래액이 달라지는 케이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브랜드에도 썸네일 테스트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사에서는 막대한 촬영비용, 매달 상품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리소스 투여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게 되고, 그러면 연출컷이 있는 상품을 먼저 테스트 해보고 다음 의사결정을 해보자고 협의를 하게 됩니다. 


연출컷을 봤을 때 무조건 성공이다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컨셉이 명확한 상품이지만 거래는 잘 일어나지 않아서 아쉬웠던 상품인데, 컨셉을 너무 잘 반영한 연출컷이 왔기 때문에 이건 100%로 성공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라다를까 그렇게 수급한 연출컷으로 썸네일 교체 하자마자, 해당 상품의 거래액이 전주대비 3배 오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브랜드 내 거래비중도 2배 이상 증가했고요. 


그럼, 성공한거 아니니? NO!

해당 상품만 놓고 봤을 때는 2~3주가 지나니 더더욱 성과가 좋게 나왔습니다. 다만, 그 상품만이었죠. 브랜드 내 거래비중이 높아진다는 말은 다른 상품들의 거래가 줄어든다는 소리였습니다. 또, 테스트 상품이 스테디셀러 상품보다 단가가 낮아서 브랜드 객단가가 떨어지는 새로운 이슈를 마주하게 됩니다. 웃기만 했던 것도 잠시였죠. 다행이 기존 성과를 보고 바로 리소스를 투여해 연출컷을 수급해준 브랜드사 덕분에 기존 상품도 잘 판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테스트에서 얻은 러닝 포인트를 정리하면,

1) 무작정 a/b test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a가 잘 되었을때 b가 잘 되었을때의 시나리오를 고민할 것

2) 표면적인 것에만 국한되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그 다음 그 다음도 고려한 시나리오여야 할 것


5.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이 모든 과정이 수월했다고 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각자 맡은 업무가 있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고, 할 수 있는 일과 리소스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겠죠. 

브랜드사이드에서도 다른 홍보/마케팅은 마케팅팀, 상품 개발/소싱은 상품팀, 비용에 대한 집행은 영업기획, 회계팀 등 각기 다른 팀들을 설득해야겠죠. 또 내부적으로도 한정된 구좌에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팀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 과정에서 올해 느낀 포인트 3가지는 

1) 우리가 할 말을 하려면, 주어진 것은 완벽하게 해낸 뒤 요청을 해야한다.

2) 요청받은 일은 추가업무이다. 귀찮음을 이겨낼 수 있도록 움직였을 때 혜택이나 하지 않았을 때 손실을 명확하게 집어줘야 한다. 

3) 그러기 위해선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많이 찾아보고,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정리하면,

지난 1년 처음이다보니 시행착오와 서툴음이 많았던 것 같아요. 모든 직장인이 그럿듯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도움이 없었다면 아무런 성과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21년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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