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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욱 Nov 30. 2016

일본 교토 청수사∙淸水寺 / 비∙雨

Kiyomizudera of Kyoto, Japan / Autumn

16.11.08


기요미즈데라, '청수사'의 일본식 한자어 표기중 '청'자를 제목 폰트가 제대로 표기해주지 않아 한국식 한자어로 변경했다. 원래의 한자는 '清水寺' 다.


여행은 무조건 맑은 날씨가 최고라는 사람도 있지만, 난 휴양지가 아니라면 오히려 비가 오는 날을 더 좋아한다. 확률상으로도 365일 중에서 특정 장소에 방문했을 때 맑은 날씨를 만나는 것보다 비를 만날 확률이 더 낮기 때문에 어찌 보면 더 운이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일기 예보를 보고 비 내리는 교토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 여행 둘째 날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점심때쯤에는 빗줄기가 제법 굵어져 우산이 없이 다니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함께 간 가족들에겐 미안했지만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결국 기요미즈데라 또한 은각사와 마찬가지로 비 덕분에 더욱 인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기요미즈데라 역시 주변의 울창한 숲과 나무들이 풍경을 완성해준다. 걸으면 힐링이 되는 숲.


본당 주변의 숲은 정말 울창하다는 느낌. 저 멀리 고야스의 탑이 보인다.


기요미즈데라는 교토를 대표하는 사찰로 청수사, 우리말로는 '물이 맑은 절'이라는 뜻이다. 798년 창건되었으나, 여러 차례 화재로 인해 소실과 재건을 반복했다. 본당을 비롯한 현재의 건물 대부분은 1633년 도쿠가와막부 3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미츠의 기부로 재건된 것이다. 절의 이름은 주변의 언덕에서 단지 내로 흐르는 오토와 폭포에서 유래되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본당 주변의 나무들.


본당 전경. 이 곳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본당의 지붕이 독특한데, '히와다부키'라고 해서 노송나무 껍질을 아주 얇게 만들어 촘촘하게 붙인 것이다. 기와에 비해서 내구성은 좋지 않지만, 재료 조달이 쉽고, 독특한 질감과 곡선 표현에 유리해서 일본에서는 많이 쓰이는 방법이라고 한다. 본당 주변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설하는 가이드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본당의 건설에는 못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못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당 건물이 현재까지 이렇게 유지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목조 건물을 지을 때 못을 사용하지 않는 건 아시아 쪽의 건축에서는 아주 특이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본 본당.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교토 시내가 운치있다.


본당의 무대 난간에서 뛰어내려 살아남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1864년까지 실제로 뛰어내린 사람이 놀랍게도 234명이나 있었고 1872년에는 일본 정부에서 이를 금지했다. 얼마나 간절히 바으면 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결심을 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기요미즈데라 주변의 숲과 산. 안개가 피어오르니 더욱 신묘한 느낌이 들었다.


기요미즈데라는 경내의 건축물보다 오히려 주변의 숲이 더 인상적이었다. 잘 자란 다양한 나무들이 정말 아름다웠고 산책을 하면서 곳곳에 위치한 작은 정원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도 좋지만 나중에 다시 찾아와 벚꽃이나 눈과 함께 또 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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