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절차와 HR 경험기
처절한 Project Closing 프로세스를 거치고 나이먹고 다시 직업을 구해야 되는 상황에 닥치고 보니 준비해 놓은게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황망하기 그지없고 싱가폴 외노자 생활의 끝을 보겠거니 생각하며 다시 한국에 들어가면 뭐 해먹고 살까, 아니 애들 학교는 또 어떻게 하지? 이사 비용은 커녕 생활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8년여 싱가폴 생활의 끝이 이렇게 끝나야 하는가 하는 허탈감 마저 들고 있던 그때...
LinkedIn Job 사이트가 Microsoft에 인수된 이후 실질 개편된 덕인지, 빠르고 쉽게 거의 실시간으로 Job들이 올라오고 있었고, 그렇게 마구 필터링 하면서 넘어가던 구인 포스팅 중에 하나가 걸렸다. "Google" - Technical Program Manager - 1일전 Posting으로 따끈따끈한 신규... 에이, 설마... 이제까지 싱가폴 Job Posting 중에서 제대로 Apply 했어도 회신 온게 별로 없기도 하고 이력서 제출해 봤자 대답도 없는 HR이나 Agency가 대부분인데... 그래도 혹시나...
관련 포스팅을 잘 읽어보면서 이를 분석하는 작업을 거쳐 보았다. 해외에서 구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그냥 한국에서 처럼 대충 흝어보고 제목에서 얘기하는 영업 경력 어쩌구 하는 것들은 절대 구직 활동에 도움이 안된다. 또한 대부분 경력직을 뽑는 외국 회사의 입장에서 보고 이를 역으로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한게 수순. 허나 일단 개인적으로 이해하고 주관적으로 해석하는게 대부분이니 이글을 보신 분들 중에서도 아니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가감없이 지적해 주시길...
1. Technical Program Manager : 기술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직종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관리자의 상위 개념이라고 보면 되고, 전반적인 여러 프로젝트를 통합적으로 보면서 전체 프로그램을 회사 정책이나 기타 영업 운영 방침과 맞춰 돌아가게 해주는 역할이다. 신규 스타트업이나 작은 회사에는 별로 없는 역할이기도 하고 기술, 영업, 마케팅, 전략, 법무, 회계 등 회사내 각 분야 조직이 안정화 되어 가는 단계에서 빠른 성장을 이루어 가고자 하는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할 경우 매트릭스 조직을 아우르는 프로젝트 관리 조직(PMO, Project / Program Management Organization)의 구성원으로 활용되게 된다고 보면 된다. 예전 Lx 전자에서 한동안 줄기차게 떠들던 "빠른 실행력" 얘기할때 실제로 필요로 했던 구성이라 보고 있으나...
2. Responsibilities: 보통은 R&R이라고 써놓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부분 특히 자세히 분석해야 한다. 단어 하나하나가 허투르게 써있는 게 아니니 구석구석까지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 고객 접점에서 미팅을 주관하여 프로젝트 계획과 구현 상태, 이슈 해결과 서비스 분석 필요. 솔루션의 Delivery와 Business Development 팀 및 Development / Operation Team을 도와야 한다.
--> 여기서 최소 3개의 관련 부분, Stakeholder와 일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번째는 고객(Customer), 누가 될지 모르겠으나 일단 대내/외 고객과 같이 일한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 세번째는 사업개발팀 및 개발팀이 따로 있다는 것.
- Travel on occasions to meet with partners: 네번째 Stakeholder가 판명된다. 파트너사가 있다는 것.
- Requirements와 Technical Troubleshooting을 Timeline에 맞춰 풀어가야 한다는데... 여기서 일정이 빠듯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또다른 Stakeholder들이 등장. Carrier Customers, Marketing, Operations 등등. 이정도 되면 꺼꾸로 Stakeholder들이 어마어마한 숫자로 늘어나고 있고, 이에따라 Communication이 중요한 선발 포인트라는 것도 확인 할 수 있다.
- Manage integrations between platform & carrier backend systems: 이건 통신사 관련 인프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 Be the ultimate driver/champion/owner of customer delivery projects and help to accomplish customer objectives: 뭐야 정말 고객사 프로젝트 진행을 주도해야 하고 목적을 달성하게 하기 위해 엄청난 연락망을 구성해야 하는 위치라는 건데...
3. Qualifications: 자격 조건인데... 기술직이다 보니 코딩과 관련 지식, 그리고 업계 경험 등을 언급해 놨는데 이부분은 해당 자격이 한참 충족된다고 보고, 대부분 내 경력이나 경험이 맞다고 판단했었다. (적어도 Apply 할 시점까지는 그랬다...) 더더군다가 중국어와 한국어를 요구하기까지 했는데, 중국어는 몰라도 한국어는 Native이니 뭐...
4. Preferred Qualifications: 이건 선호 자격이나... 이부분에 하나라도 충족하는 부분이 있으면 열심히 공부해서 해당 분야에 대해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이전의 몇몇 외국계 회사 인터뷰 경험에 의하면 반드시 질문을 한다. 당연히 몰라도 최대한 어떤건지 정도는 알고 들어가야 하겠지...
어쨌거나 Job Posting 설명이 정말 나를 위한 Postion인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영문 이력서를 이에 맞춰서 꾸미기 시작했다. 영문 경력직 이력서는 대부분 Job Site에 있는 것이나 아니면 한국식 이력서와는 다르게 써야 한다.
1. Introduction: 기본적으로 간략한 소개인데, 대부분 영작의 원칙에 기반하기도 하고, 또한 HR 담당자가 첫번째로 봤을때 후보자가 맞는 사람인지부터 판단이 가능하게 적어야 하겠다. Why me? 부터 적는게 순서 이겠으나 눈에 띄는게 우선 목적이므로 약간의 형식 파괴나 또는 Job Posting에서 파악한 이 Position을 찾는 부문에서 목말라 하는 부분을 눈에 띄게 적어 주는게 맞다. 나를 한마디로 뭐하는 사람인지를 첫번쨰 문장으로 정의하면서 시작하는게 일반적...
2. Key Skills: 구인 광고에서 언급한 자격요건을 해당 순서대로 풀어서 또는 관련 순서대로 풀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Skill로 해석해 적어줬다. 물론 그 중에 해당 Position이 가장 목말라 하는 경험이나 중요시 여기고 있는 자격 등을 강조해 얼마나 Proficient한가를 적어 준것도 한 몫한 거로 보인다. 너무 장황한 설명은 기술적인 부분을 이해 못하는 HR담당자를 피곤하게 할 뿐이니 간략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눈에 띄게 적어 주는게 목표.
3. Work Experiences: 대부분 여기에 이전 회사 이력과 장황한 경력들을 적는데 그렇게 하면 모두 꽝나기 일쑤. 이전 회사 근무 기간과 해당 업무 직책, 그리고 가장 중요한 Achivement와 그에 대한 어떤 Value를 본인이 얻었거나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를 간단히 작성해 놓는게 주효했다고 본다. 특히 대기업 경력으로 얘기하다 보면 나도 그랬었지만, 장황하게 신입부터 진급한 중간 단계 프로젝트와 부문간 옮기면서 했던 여러 프로젝트들, 그리고 마지막 최종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겪었던 팀원들 얼굴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울컥해 잡스런 구구절절 내역을 다썼었다가... 모두 지웠다. 필요하면 프로젝트 경험에 대한 개인 Portfolio Presentation을 따로 하나 만들어 준비해 가는 것도 방법일 지 모르겠다 싶어 인터뷰 시 떠들기 위한 PPT를 따로 만들어 준비하기도 했었더랬다.
4. 학력 사항 및 기타: 뭐 이부분은 나는 별로 쓸만한 내역이 없었고, 학교때 공부를 특별히 잘하거나 추가 학위를 가진 사항도 없기도 해서 크게 적을 내역이 없었지만... 인터넷에 보면 Google이 학교 성적을 따진다고 나와서 작성하면서 고심을 많이 했었다. 허나 정작 인사 담당자와 만나서 인터뷰 하면서 확인한 결과 2015년 정도에 Google 내부적으로 인사 정책 변경으로 학교 성적이나 강압적인 인성 검사 질문 같은 것은 모두 없어지고, 창의성과 Googleyness 같은 Out-of-box-thinking이 가능한 자체 인재상 검토로 바뀌었다고 해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5. Reference: 있으면 첨부하고 나중에 입사 후 요구하면 줘도되고... 이제까지 다른 외국계 회사 인터뷰 많이 봤었지만, 경력직으로 입사에 달라고 그런 경우는 없었다. 이전 회사 인사부서에 연락해 Cross Check을 하겠다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전회사 인사부서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퇴사를 했었고, 나머지 근무했던 한국계 회사들은 국내 인사부서에서 영어 한마디 제대로 할 줄 아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니...
실제로는 서로 다른 이력서를 2개 작성해서 하나는 Sales Role에 먼저 집어 넣었고, Program Manager 역할에는 나중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관련 해당 Google 분야가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을지 Google Search를 돌려 열심히 뒤져보다가 다른 Position들에 또 다른 맞춤형 이력서 작성에 머리 싸매며 점점 잊혀져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