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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foresta Feb 19. 2022

번외 / 인생도 이 길과 같으니




2015.08.15 @Portomarin


산티아고까지 100km 남은 길. 한 달을 걸어 도착한 마을. 고요한 성당 안에서 마주한 신이 내게 말을 건다.


"네 인생도 이 길과 같으니 걱정 말아라. 네가 남에게 손을 내민 만큼 그들도 네게 손을 내밀 지니. 이 길이 언제 끝날까 싶은 순간에도 그저 표지를 따라 한 걸음씩 걸어가다 보면 어느샌가 끝에 당도해 있을 것이다. 힘든 순간이 올 때에도 누군가가 너와 함께하고, 아무리 힘든 순간도 곧 지나갈 테니, 그리고 그 이후에 다시 행복이 찾아올 테니 슬픔도 행복도 그저 그 순간을 충분히 느끼며 흘러가렴.


슬픔도 행복도 만남도 사랑도 헤어짐도, 어떤 시간들이 다가올지 걱정 말아라. 매일을 걸어가면 모두 자연스럽게 마주하고 흘러갈 테니. 다만 그저 지금 이 순간 한 걸음에, 매일에 최선의 다하렴. 얼굴 위로 부는 바람을 느끼렴. 네 앞에 놓인 표지를 찾으렴. 표지를 따라 걸으며 지금 매 순간의 행복을 찾고, 함께해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고,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최선의 네가 되는데 집중하렴.


이 길 위에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뿐이다. 그다음의 일들은 모두 준비되어 있으니 너무 많은 걱정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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