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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der Feb 05. 2024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

인공지능이 실리콘밸리 개발자를 대체한다?

2024년의 한 달이 훌쩍 지나가고 미국의 경제는 조금씩 안정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월 31일 다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물론 금리를 내릴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미국은 지금 여러 가지 경제지표에 초록불이 켜진 상태다. 주식도 전반적으로 상향세로 돌아섰고 실업률도 낮은 3.7%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성장률은 어느 자료를 보느냐에 따라 틀리지만 거의 모든 지표들이 어느 정도 밝은 전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지금 현재의 미국이다. 내가 실리콘밸리에서 느끼기에도 고용이나 새로운 상품의 투자에 조금씩 관심이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왜 실리콘밸리는 아직도 정리해고 중인가?

작년 한 해 동안 기술분야 26만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2000년 초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실리콘밸리에게 있어서 최악의 12개월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지금도 실리콘밸리 여기저기에서 정리해고 소식이 들려오는 중이다. 그래서 요즘 어디를 가나 듣는 질문이 있다.

인공지능이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을 대체하는 중?


인공지능의 현주소

혹시 ChatGPT에게 웹사이트를 만드는 코드를 써달라고 해본 적이 있는가? 그럼 ChatGPT는 한순간에 코드를 쏟아낸다. 코딩으로 할 수 있는 일은 ChatGPT는 정말 너무 쉽게 척척 해내는 것처럼 보인다.

ChatGPT를 오래전부터 써오신 분들은 느끼겠지만 3.0에서 4.0 버전으로 넘어올 때 많은 진화가 있었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인공지능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ChatGPT의 4.0 버전을 접하고 왜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이렇게 진화한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했는지 참담해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OpenAI의 ChatGPT는 빠른 시간 동안 진화했다.


실생활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었다.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의료보험 청구를 할 때 인공지능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고, 학생들, 직장인들도 어느 정도는 인공지능 상품 등을 이용해서 자신의 일을 조금 편하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번역, 통역, 간단한 보고서 작성, 청구서 정리 등 일상생활에서 나도 구글대신에 ChatGPT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쓰고 있는 코딩을 저장하고 여러 명이 함께 같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것을 깃(Git)이라고 하고, 이 Git을 기반을 누구나 접속해서 개발자가 동시에 한 프로젝트에 코드를 쓰고, 또 변경을 추적하는 앱 중에 가장 큰 것이 깃허브(Github)다. 몇 년 전 깃허브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인수하고 2021년 개발자들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코파일러트(copilot)를 선보였다. 요즘은 코파일러트를 이용하는 개발자들이 많다.


나도 코파일러트를 2023년 초부터 사용했으니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우리 회사에서 최근 코파일러트를 오래전부터 쓰던 이들이 그 경험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코딩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시간 절약도 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코딩을 알아서 척척 써주고 그것만 가지고 앱이 만드는 일은 솔직히 정말 먼 공상과학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지금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숫자들도 늘고 있고 현재 개발된 ChatGPT나 다른 회사들이 내놓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의 숫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으로 몇 년간은 오히려 더 많은 개발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그럼 왜 아직도 실리콘밸리는 정리해고 중인가?

우선 업계에서는 코로나 때 늘린 숫자를 아직도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분석가들은 높은 이자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나타나는 상품의 축소를 이유로 든다. 경제 분석가들은 주가를 이유로 꼽는다. 우선 정리해고를 한다는 소식이 월가로 흘려들어가면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내에서는 정리해고는 이제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기업들은 정리해고를 통해 어느 정도 직원들을 통제하는 힘을 유지할 수 있고 연봉 협상등에서도 득을 본다는 설명이다. 어찌 되었건 우리가 해고당하는 이유 중 인공지능은 포함돼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얼마 전 Science.com에서 인공지능에게 냄새를 지각하게 하는 학습을 시킨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화학 분자 하나하나의 냄새를 인공지능에게 가르치기 위해 여러 향 전문가들이 화학 분자 하나씩을 분석하고 말로 형용하는 법을 배운 다음 그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입력시키는 방법이다. 이 일이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많은 과학자들과 냄새를 식별하는 사람들이 필요한지는 기사를 읽어보시면 알 수 있다. 400개의 단순 화학 분자의 냄새를 입력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커피처럼 수백 가지의 화학물질이 섞여있는 냄새를 식별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HBO Silicon Valley - 핫도그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앱

예전에 HBO 미드 실리콘밸리에서 "핫도그다. 아니다"만 판별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데 수 달을 쓴 개발자를 비웃는 일화가 있었다. 요즘처럼 이미지 판별 앱이 넘쳐나는 요즘 이 에피소드는 더 큰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실제로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고 학습시키는데 상당한 노력, 자본 그리고 데이터가 필요하다. 자가 학습 인공지능이 보편화되기 전까지 이런 노력은 여러 분야에서 계속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능력을 오해하고 있는 듯하다.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을 차지하는 날이 오기까지 아직은 너무나도 할 일이 많다.


이런 인공지능의 오해로 혹시 개발자가 되는 일을 포기하시는 분들이 없기를 바란다.


대문사진은 Photo by Markus Winkl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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