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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랑스2_ 몽생미셸, 그곳에서 마주한 신비로움

세계 8대 불가사의 건축물 중 한 곳이라는 그곳

"더 보고 싶은 곳 없다고 해도, 여기는 안 가면 후회할 걸??"


파리까지 와서 하루 이틀씩 딩가딩가 뒹굴뒹굴 숙소에서만 있는 내게, 전날 밤 친구가 말했었다. 바로 몽생미셸을 두고 했던 말. 내가 프랑스에 도착하기 전, 프랑스 여행 가이드북을 보면서 그냥 '가보면 좋겠네'라고만 생각했던 곳이다. 그런데 이렇게 친구의 추천으로 바로! 다음날 갈 채비를 하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녀왔던 많은 세계 여행지 중 안 다녀왔으면 정말 크게 후회했을 곳 중 한 곳이며, 그곳에서 숙박을 잡고 노을부터 야경을 볼 수 있는 저녁까지 보낼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명소이다. 그 정도로, 사진 한 장만 보고도 끌어당기는 '세계 8대 불가사의 건축물'이라는 매력이 있는 곳!

<몽 생 미셸 야경 - 나무위키> 불펌 금지, 출처 명시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로 가는 길

그날, 난 친구가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인 5시가 좀 넘어 기상한 것으로 기억한다. 여유 있게 6시 반 전까지 서울역이나 용산역 같은, 파리 몽파르나스역으로 가서 몽생미셸을 다녀오는 왕복 기차표를 끊고 다녀와야 했기 때문이다.

파리서 가는 데만 370km(4시간), 왕복 8시간 정도. 대중교통으론 고속열차 TGV 이용해야 당일로 다녀오기 수월

몽생미셸은 여행자는 일반적으론 파리로 갔을 때 다녀오지만, 영국 여행 중 남부로 내려와 배를 타고 갈 수도 있긴 하다. 중요한 건 내 일정에 맞게 여행을 는 것!

파리 몽파르나스역(PARIS MONTPARNAS). 당시 여기서 렌역(RENNES)으로 가서 갈아탔다
아침식사로 해결한 매콤 파스타

몽생미셸로 가는 길에 거쳐가는 렌역으로 향하는 차편은 1시간마다 있었다. 즉 탈 기차를 놓치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 원래 난 7시 5분에 렌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하려 했다. 그런데 창구로 가서 몽생미셸에 가는 편, 돌아오는 편으로 2등석으로 왕복을 미리 끊으려 문의하니 오후 8시에 도착하는 2등석은 마감, 6시나 10시에 도착하는 표는 있단다. 6시에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했고, 10시엔 너무 늦었다. 오후 8시 귀향 편 1등석이 있었지만 당시 꽤 비쌀 정도로 차액이 컸다. 그래서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가이드북을 펼치곤 몽생미셸에서 관광할 시간을 다시 가늠하고 있었다. 동시에, 이쪽으로 오며 창구를 헷갈려하는 사람들에게 표를 끊는 곳과 문의만 하는 곳의 각기 다른 위치를 알려주곤 했다. 난 그렇게 7시 반까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귀향 편을 1등석으로 끊기로 하고 역무원에게 아까 말한 대로 요청했다. 그러니 그 직원은 내가 손님들에게 안내해 주는 것을 봤다고 했고,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2등석 가격으로 1등석 표를 끊어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엔 이상하게 봤을 수 있겠지만 프랑스어도 통하지 않고 어설픈 영어로 친절히 주변에 안내해 준 학생을 좋게 봐주었던 거 같다. 이렇게, 언어로 완벽히 소통하지 못해도 진심이 통하기도 하는 법! 또한, 주변에 친절을 베풀 때 가끔 이런 행운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난 감사하다고 역무원께 연신 인사를 드리고, 표를 받은 후 그렇게 렌역 TGV(테제베; 프랑스 고속열차)에 탑승했다.

당시 파리에서 몽생미셸 왕복 28.8유로(4만 정도). 렌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서 가며, 오른쪽 하단의 1등석 확인
카메라를 들어 보여줬더니, 첨엔 부끄러워하더니 이내 포즈를 취해준 여자아이
ㅎㅎ 장난기가 있어 보인 아이였다
중간에 검표도 한 번 받았다. 무임승차로 걸리면 벌금이 상당하다고
2시간 반쯤 걸려 렌역 도착
잽싸게 근처에 있는 까르푸 마트를 찾아, 요기하고 점심때 먹을 것들을 샀다
11시 30분. 환승 버스를 타고, 몽생미셸로 출발!




오후 12시 50분. 1시간 20여 분쯤 걸려 드디어 몽생미셸의 수도원 입구에 도착!!

단체 버스에서 내린 후, 자유관광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투어식으로 철도부터 버스 회사, 그리고 투어사가 연계했었던 듯. 몇 시까지 돌아와야 렌역 행 버스를 다시 탈 수 있다고 했던 거 같다. 입구로 들어갈 때 매표소가 따로 없었던 거로 기억한다.


몽생미셸 [ Mont Saint Michel ]
요약: 프랑스 노르망디 레지옹(Région) 망슈 데파르트망(Département)에 있는 유적지
시대: 8∼15세기

코탕탱반도의 남쪽 연안에서 크게 만곡(彎曲) 한 생말로만(灣)의 연안에 있다. 화강암 질의 작은 바위산으로서, 둘레 900m, 높이 78.6m이다. 만조 때가 되면 1875년부터 육지와 연결된 퐁토르송 방파제만 남긴 채 바다에 둘러싸인다.

대천사 미가엘이 바위산 꼭대기에 성당을 지으라고 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바위산 전체가 수도원으로 되어 있다. 수도원은 노르망디공 리처드 1세가 966년에 지은 베네딕투스회 수사들의 수도장으로서, 수 세기에 걸쳐 증·개축되어 중세에는 대표적인 순례지로 발전하였다.

10세기 말 미가엘을 모신 예배당을 바위산 서쪽에 있는 지하예배당(노트르담수테르)으로 개축하였다. 11세기에는 생마르탱 남쪽 지하예배당과 양초 성모상이 있는 북쪽 지하예배당, 큰 기둥이 있는 동쪽 예배당을 만들어 바위산 꼭대기의 높이를 조정하고 그 위에 종탑 꼭대기에 미가엘상을 모신 성당을 지었다.

1211년에는 고딕양식의 3층 건물 '라메르베유'를 건설하였는데, 1층은 창고와 순례자 숙박소, 2층은 기사의 방과 귀족실, 3층은 수사들의 대식당과 회랑으로 사용되었다. 2겹의 아케이드가 줄지어 있는 화려한 회랑 형식은 고딕양식의 정수로 꼽힌다.

백년전쟁이 일어난 14세기에는 방어용 벽과 탑을 쌓아 요새화하였으며 15세기에는 성당에 플랑부아양양식의 내진(內陣)을 만들었으나 16세기 이후에는 점차 쇠퇴하였다. 1791년 혁명군이 감옥으로 사용하였고 1863년에는 폐쇄되었으나 현재는 다시 수도생활이 행해진다. 1979년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몽생미셸과 만이란 이름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몽생미셸 [Mont Saint Michel]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몽생미셸 관련 추가 정보
- 몽생미셸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이며, 외딴섬의 수도원이었던 이곳은 백년전쟁 당시에 영국군의 공격을 견디면서 프랑스 국민의 미카엘 신심을 크게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 섬 주변의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높아 안팎으로 오가는 것이 불편했기에 오히려 그 점이 군사요새나 감옥으로 쓰기에 딱 좋았다고.
- 섬의 거대한 모래톱 한가운데에 위치한 몽생미셸 수도원은 대천사 미카엘에게 봉헌된 고딕 양식의 베네딕토회 수도원으로 ‘서구의 경이(Wonder of the West)’로 꼽힌다.
- 본래 모래톱을 통해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서 밀물 때는 고립되고, 썰물 때 물이 빠지면 육로로 통행이 가능했다. 그러다가 1870년대에 제방 도로를 만들어서 육지와 완전히 연결했다. 하지만 이 도로 때문에 오히려 섬에 위치한 몽생미셸 특유의 이미지가 훼손되었다. 그래서 2015년에 다리를 새로 건설하고 기존의 제방 도로를 철거했다.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 영감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한 공식적인 근거는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탈리아의 치비타 디 바뇨레조(Civita di Bagnoregio)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도시 미나스 티리스의 디자인의 모델이라고 한다
나무위키 - 몽생미셸

이 외에도 여러 미디어, 게임 등이 이곳에서 영감을 받은 후 그 콘텐츠 등으로 제작된 사례가 많다. 그 정도로 분명 신비로운 매력을 갖춘 곳이다.

당시엔 현지 한국인 가이드 투어는 없었던 거로 기억

버스에서 내릴 때 동양인,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보여서 한국어로 인사해 보니 맞았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에게 해외에서도 막 인사하진 않지만, 당시엔 외향적이고 대범한 성격으로 종종 한국인을 더 만나게 해 주었던 거 같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만난 제우 등 유럽여행 인연이 지금까지도 이어오는 거 보면 타국에서 만난 것도 반가운데 한국에서의 연으로 이어가면 나쁠 것도 없지 않은가?


그 여성분은 선생님이라고 하셨고 휴가 내서 여행 왔다고 하셨는데, 그렇지. 대학생 일 때는 이렇게 방학이나 휴학일 때, 혹은 교환학생으로나 와서야 여길 올 수 있을 것이고 직장인이라면 휴가 아니면 퇴사 후에 가능하다. 내가 본 이 누나분은, 여행을 와서 참 즐거워 보이셨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여길 와볼 수 있을지?!!


들어가 보니 내부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
건물 뒤편 배경은 탁 트인, 그야말로 그림이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 빠듯해서 점심은 간단히 샌드위치로 때우고
다시 위로 올라가는데 너무 덥고 기동력이 달릴 듯해 외투를 벗고 반팔로 바꿔 입었다

여행할 땐, 그날 날씨를 잘 보고 옷을 챙겨야 한다. 가벼운 외투를 챙기는 것이 좋고, 대중교통 등에선 에어컨으로 추울 땐 긴팔 더우면 반팔 혹은 반대로 바로 입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긴팔만 입으면 너무 덥고, 반팔만 입으면 에어컨 등이 오래 켜져 있는 곳에 있을 땐 냉방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 밖은 엄청 더운 날씨였지만, 실제로 버스와 기차에선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와서 주로 긴팔을 입고 있었다.

오르막길이 제법 있었으며 이 더운 날씨에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방파제, 그리고 수많은 관광객과 차량들
수도원 정상 주변 / 내부

수도원 정상까지 올라오는 길에 들어갈 수 있는 건물들이 여럿 있었지만 다 들어가 보진 않았다. 5시 전까진 버스로 돌아와야 해서 다 둘러볼 여유가 없었고,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올라가고 내려오는데 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 이럴 땐 빠르게 배경이 멋지거나 의미 있는 꼭 가보고 싶은 건물만 둘러보는 스킬이 필요하다. 여행할 때 시간은 대체로 빠르게 흐르기에 시간 계산을 잘해야 한다. 당시 선생님 누나와 난, 각 건물에 대해 꼼꼼히 보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멋진 장소가 보이면 사진을 더 찍으면서 이동하곤 했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감옥으로 쓰였다는 곳

정상에서 3시 30분까지 보고, 5시쯤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5시 전까지 내려갈 생각을 하고 채비를 했다. 사람이 없을 땐 뛰어서 내려가면 30분 만에도 갈 수 있겠지만, 관광객이 너무 많아 이렇게 서두르곤 했다.

무덤이 있었고, 여기서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우린 입구로 4시 10분까지 일찍 내려와서 휴식을 취했다. 여유 부리다가 늦는 거보다, 서둘러 내려와서 기다리는 게 낫다. 아마 그날도, 버스 기사가 5시까지 탑승하라고 했지만 20분 정도 더 기다렸다가 출발했던 거 같다. 보통은 시간을 엄수하고, 늦는 사람이 있어도 출발한다. 돌아보니 유럽이니까 이랬던 거 같은데, 중남미에선 버스를 탈 땐 인원이 거의 다 차면 탑승시간 전에도 출발한다고 최소 30분 이상 먼저 가라고 주변에서 얘기해 준 기억이 난다. 실제로 거의 모든 버스가 원래 출발 시간보다 일찍 출발하곤 했다.

버스로 연계된 투어 회사에서 간단한 설문을 요청하면서 음료와 간식을 챙겨주었다. 이런 것도 한 난 참 여행지에서도 성실했다;
탑승객이 슬슬 다 모인 후 버스는 그제야 다시 렌역으로 출발했다
몽생미셸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가는 길

버스는 렌역(RENNES) 인근에 내려주었고,

이렇게 다시 렌역으로 오니 오후 6시 45분. 갈 때 차가 막혔던 셈
오전에 끊은 티켓대로 여기서 오후 7시 4분에 파리 몽파르나스행 TGV 8672 열차에 탑승해야 한다
이렇게 1등석을 타고 왔다. 그런데 2등석도 충분히 괜찮아서 학생이라면 괜찮겠고, 비즈니스용으로 1등석이 적절할 듯

열차는 오후 9시가 넘어 파리 몽파르나스역에 도착했고, 그날 5시쯤 일어나 친구 집으로 귀가한 오후 10시까지 장장 17시간 정도를 소진한 난 그날 밤도 아주 꿀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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