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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신영 Apr 15. 2019

사랑하는 피아노에게

연습 중 막간을 이용하여 글을 씀

   글은 써야겠고, 여유는 도저히 없어 레슨 전 막간을 이용하여 정리해보려 한다. 전공실기 7과 8을 동시에 수강한 건 참 괜찮은 선택이었다. 일단 3월과 4월의 막막하고 괴롭고 고통스럽던 시간을 지나고, 지레 겁먹고 회식이라는 거짓말을 하며 연주를 두 번이나 빠진 후에, 더 이상 막다른 골목 앞에 갈 곳을 잃은 채 에라 모르겠다 라며 각 실기 시간에 한 번 씩 연주를 했다.

   완벽에 대한 두려움, 회피, 창피함과 청중에 대한 미안함 등 모든 감정을 뿌리치고 그냥 연주해버리고 나니 차라리 더 수월해졌다고나 할까. 정말 넓고 깊은 강을 건너온 기분이다. 연습은 연습일 뿐이다. 그리고 학우들간의 연주도 우리들간의 연주수업일 뿐이다. 그리고 아직 나에겐 연습할 시간이 있다.


   삶에는 도돌이표도 없고, 연습도 없다. 그러나 나는 피아노 곡을 연주하고싶다고 마음먹으면, 무수히 많은 연습을 해볼 시간과 기회가 있다.


   그래서 나는 피아노가 좋았던 게 아닐까?

  

    다시 연습, 다시 피아노, 마음을 실어 연습하다보면 삶이라는 실전에도 당당히 담대히 맞설 용기가 생긴다.


    21세기 모든 것이 디지털과 인공지능에 천착되어 있을지라도 인류가 살아있는 한 영원히 살아남고 반드시 필요한, 음악이라는 것. 너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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