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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진솔 Jul 24. 2016

#4.여행의 목적

서울안녕



#여행의 목적

스물아홉 여름, 한국을 떠나다



너무 정신없이 준비했나 보다.

비행기에 오르고,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의 일만미터 상공에서야 스스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제야 말이다.



도대체 왜 떠나는 거야?



떠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명쾌한 대답은 못 해줄 거 같다. 다만 본능적이랄까,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나를 이끌었다. 나도 안다. 이 여행이 얼마나 많은 걸 포기하고 가는 건지. 잘 다니던 회사와 벌써부터 그리운 여친과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니... 어린애마냥 울어버리고 싶은 기분이다. 사실 조금 눈물이 났다



하지만, 단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보다 (적어도 일만 배)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아는 거다. 그래, 나는 나를 발견하러 간다. 매일 아침 거울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나를, 이제야 새삼스레 발견하러 가는 거다. 그것도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으로 말이다.




이제 간다, 싫증낼 틈이 없는 런던으로 | 론니플래닛 런던




어찌 보면 이 여행은 나에게 종합감기약과도 같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영어는 젬병인, 일과 세상에 지쳐버린 서른 살의 직장인에게 해줄 수 있는 강력하고도 광범위한 처방. 감기약치곤 좀 비싸긴 하지만


이 처방이 잘 들기만을 그저 바랄 뿐.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기에
인간은 고독한 것이다.

-니체-




어디에서나 꽃은 핀다 | Shanghai,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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