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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민진 Mar 23. 2022

나는 행복을 품는 아이예요.

 The Collector of Moments



Vivian Maier


40년간 보모와 가정부로 살다 간 이름 없는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틈만 나면 밖으로 나가 그녀가 살고 있는 세상을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래서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쉬운 광경도 그녀의 카메라에 담기면 특별해졌습니다. 《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 : 나는 카메라다》의 이야기입니다. 1950년대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녀의 사진들을 보다 보면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 순간들인지 느끼게 됩니다. 그녀는 아마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시간들 속에서도 특별함을 찾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보석 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Canada ⓒ Maloof Collection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은 사진뿐 만이 아니죠. 소리로 기록을 남긴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영화 《일 포스티노 The Postman 》의 마리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섬의 아름다움을 소리로 담습니다.


칼 라디 소토의 작은 파도, 
큰 파도, 
절벽의 바람, 
덤불에 이는 바람, 
아버지의 서글픈 그물, 
교회 종소리와 신부님, 
별빛이 반짝이는 섬의 밤하늘, 
아내의 뱃속에 들어 있는 아이의 심장 소리.


그의 기록 속에서 이탈리아 나폴리 근처 이 작은 섬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곳이 됩니다. 그의 눈 가득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는 것에 지쳐 있던 마리오가 작은 섬에서 살아가는 그 시간들을 사랑하게 된 것이죠.  사랑하니까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수집가일 뿐이야. 난 순간을 수집한단다.   
I'm merely the collector. I collect moments.



The Collector of Moments

 


Quint Buchholz 작가의 <The Collector of Moments>에서는 구닥다리 철제 안경을 쓴 뚱뚱한 외모로 친구들에게 늘 놀림을 받는 소년과 화가 막스 아저씨가 나옵니다. 막스 아저씨는 소년의 서툰 바이올린 연주도 기쁘게 들으며 '예술가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는 큰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소년을 위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전시회를 계획합니다. 소년과 함께 바라보았던 광경을 그림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신을 바라봐 주는 큰마음과 응원을 가득 담은 공간에서 소년은 한 뼘 성장하게 됩니다. 일상의 순간을 담은 그림과 메모를 통해 전달되는 막스 아저씨의 애정 어린 시선 속에서 소년은 막스 아저씨의 시선을 따라 상상의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더 나아가 그림 너머에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Max always captured a precise moment. But I understood that there was always a story attached to this moment which had begun long before and would continue long afterward.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가장 귀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기에 찾고 기록하고 담는 일이 더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여러분의 오늘을 기록한다면 어떤 장면, 어떤 소리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으신 가요?

오늘 우리의 행복을 어떻게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어지는 수많은 시간들만큼 수집하고 싶은 순간들도 참 많습니다. 싱그러운 햇살 아래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우산을 쓰고 텀벙텀벙 물을 튀기며 걸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늘 실수하고 넘어지는 엄마임에도 함박웃음으로 안아주고 사랑해 주는 아이들의 큰 사랑을 어떻게 기록해야 다 담을 수 있을까요?


행복을 품는 아이    글, 그림: 김하린


행복을 품는 아이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이른 아침 작은 새의 노랫소리를 듣는 것일까요?

더운 날 시원하게 해주는 폭포일까요?

잠깐 걸음을 멈춰 서서

눈을 감게 만드는 향기로운 꽃내음일까요?


행복은 말이죠.

마음 깊은 곳에서

몇 배나 더 크게 기뻐하고 추억하는 것이에요.


기쁨도 좋지만,

행복은 우정, 사랑, 슬픔 모든 감정들이 합쳐진

최고의 세리머니랄까.


내 마음속에는 행복의 꽃이 자라고 있어요.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믿음의 물을 주면

행복의 꽃이 새싹을 피우기 시작하죠.


이 꽃이 자라날수록 우리 마음은 단단해져요.

비바람이 불어도 꿋꿋하게 버텨내죠.

나는 행복을 품는 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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