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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송 Jun 30. 2024

친정엄마가 같이 죽자고 했다

가정폭력, 바람... 유책 배우자와의 소송일지 (1)





남편으로부터 맞은 지 2달 하고도 며칠이 지났다.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친정엄마는 오늘 나에게 같이 죽자고 했다. 아빠가 그만하라고 했지만 엄마는 마치 남편이 나를 때릴 때 처럼 돌진하듯 확 다가와 내 팔을 잡고 마구 흔들면서 같이 죽자고 했다. 나는 엄마의 팔을 뿌리쳐내고, "내가 왜 죽어야 하냐" "죽을 거면 엄마 혼자 죽으라"고 말했다. "엄마가 화내고 분풀이해야 할 대상은 내가 아니라 다른 곳"이라고. 친정엄마는, 나한테 "남편 처 잘못 만나 결혼해서 이러고 있는 꼬라지 보니까 속에 천불이 난다"고 했다.


속에 천불이 나는 건 나다. 제일 천불이 나는 건 나다. 얼음을 아무리 많이 넣고 커피를 마셔도, 목에 폭탄이 터지듯 미치도록 시원한 탄산음료를 내장이 따가울 때 까지 들이켜도 가슴 한 곳 땁땁-한 그 느낌이 도무지 가시질 않는다. 어차피 해결 안되는 답답함인 거 마셔봤자 소용이 없지. 그냥 다 포기했다. 의미가 없다. 커피도, 사이다도 안 마시고 밍밍한 생수만 마시고 있다. 애들 봐야 해서 꼴에 건강은 생각해야 한다. 나는 3살, 4살의 연년생을 혼자 키우는 이혼녀가 되기로 했기 때문이다.


4월 14일, 나는 전남편이 될 사람에게, 애들이 보는 앞에서 결박당하고 그야말로 처맞았다. 그런데 그와 그의 어머니, 그러니까 나의 전남편이 될 사람의 엄마는 쌍방폭행을 주장하기 위해 응급실에 가고, 그 이후로부터 5월 중순까지 꾸준히 한의원과 정형외과를 다니면서 병원 진료기록을 남기고 있다. 가만히 있다 내가 갑자기 발광하면서 자기를 10분 넘게 두드려 팼다고 한다. 일단 보통의 여자가 운동을 10년정도 한 직업을 가진 남자를 그렇게 두드려 팰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되고 완력차이가 있는데 가만 맞고 있었단 것. 이상한데?






우선, 내가. 진짜, 그렇게 패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라도 않겠다. 나는 아이들이 애를 쓰고 소리를 지르는 아비규환인 그 상황 앞에서, 무기력하게 바닥에 눕혀져 있었다. 내 다리는 그의 무릎과 허벅지로 깔아뭉개져 있었고, 상체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였다. 손목이 결박되었으면.. 어떻게 팔꿈치라도 들어 보려고, 움직여보려 노력이라도 했겠지. 나는 겨드랑이 옆이 잡혀 있었다. 그는 몸을 다루는 사람이고, 사람의 몸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너무 잘 안다.


그러면 그 재능과 기술을 좋은 곳에 써야지. 아름다운 일에 써야지.. 어린 아이들 앞에서 아내를 때렸다. 이것은 어떤 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나는 이미 움직일 수 없이 결박된 상태였고, 그는 악마의 모습으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주먹을 쥐고 내 뺨을 정확하게 한 대. 어마어마하게 세게 갈겼다. 뇌에서 소리가 났다. 내 얼굴이 거실 바닥을 뚫고 콘크리트로 들어가버릴 것만 같았다. 몸이 아픈 것 보다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컸다. 얼굴도 얼얼하지만 뇌가 얼얼했다. 왜 나는 이런 일을 겪고 있는 거지?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움직인다면 단 한 대가 아니라.. 진짜 죽을 때까지 처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첫째 아이가 소리지르며 우는 소리가 들렸다. 몸에 힘을 뺐다. 저어 깊은 곳에서부터 눈물이 올라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보고 있었다. 더 이상 내가 맞는 것을 보여주면 안된다. 아이는 더 이상 무엇을 보면 안된다. 내가 힘을 빼자, 그는 악마의 얼굴로 내 위에 올라타있다 뒤로 물러났다. 나는 바로 안방에 뛰어들어갔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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