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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송 Sep 10. 2024

부럽다. 드릉드릉

나도 전시 하고 싶다. 페어 나가고 싶다










아, 전시 하고 싶다.



14년만에 작업을 새로이 시작하면서, 포트폴리오에 올릴 그림이 없다는 것, 꾸준히 작업하지 않았다는 것에 상당한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음. 느껴야지, 뭐. 작업 안 했는데 몇 년 동안 연속해서 그림 그리고 고뇌하며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고 했던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전시를 하려고 하면, 당연히 안 되지.


나는 미대에 진학했을 때도 한참 뒤쳐져 있다는 생각을 해서 무진장 열심히 해야만 했는데, 지금도 또 그렇다. 14년이라는 공백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뒤쳐진 게 맞기 때문에, 또 먹여 살려야 하는 식구들이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나를 갈아 넣고 또 갈아넣어야만 한다. 


그림을 그만두지 말 걸, 이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그렸다고 해서 별반 달라질 건 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싶은 게 없었어니까.  지금 내가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이러하고, 그냥 현실이 그러하게 되었다, 라씁쓸하다는 거다.


페어에 자기 이름으로 부스를 내는 사람들, 갤러리에서 메인으로 걸어주는 사람들. 개인전을 여는 사람들. 응, 초대전을 여는 사람들. 부럽다. 열심히 하신 분들이겠지. 부럽다. 나도 전시 하고 싶다. 페어 나가고 싶다. 그림이라는 게 뾰로롱 마법 봉을 휘두른다고 뚝딱 나오는 게 아니니까.








시간 지나면 너도 하게 될 건데 뭘.

그래? 빈말이라도 고맙네.

진짜? 시간 문제이기만 할까? 

그랬으면 좋겠다.           ...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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