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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들인형 Mar 30. 2020

인형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

봄에는 나무에 올라요.

오늘처럼 여러 색의 꽃이 피면 봄이 오는 거라고 할아버지가 알려주셨어요. 나는 봄이 뭔지는 몰라도 겨울 다음이 봄이구나 생각했어요. 봄은 따뜻한 날인가 봐요. 손이 시리지 않아서 나무에 올라가기 딱 좋은 날이 봄인 것도 같아요. 우리는 이렇게 따뜻한 날에는 나무에 올라 이야기를 나눠요.


우리는 누가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나 시합도 했죠. 그러다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면 나무에 누워서 하늘을 봐요.



사실 하늘을 볼 때가 제일 좋아요. 내가 꼭 나비가 된 기분이 들거든요. 큰 나무에서는 우리 셋이 나란히 누울 수도 있어요.



작은 나무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요. 그럴 때는 서로의 팔과 다리, 얼굴에  매달려 눕기도 해요.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괜찮아요. 혼자 저 큰 하늘을 보는 건 시시하니까 이 정도는 참아야죠.  


음. 그런데 이건 비밀인데요, 제일 편한 건 저 나무 의자에 눕는 거예요.



이제 엄마가 우릴 찾기 전에 집으로 가야겠어요. 엄마 몰래 나왔거든요. 그래도 마스크는 했으니까 혼나지는 않을 거예요.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인형들의 봄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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