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수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
11월이 되면 마음이 뭔가 시리면서 뭉클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지던 때가 있었다. 아직 취업을 하기 전인 27살때까지였던 것 같다. 회사를 다니기 전까지 인생의 가장 사건은 수능 시험이었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내리 대학을 위해 달렸다. 나는 1년을 더하면서 스스로 납득할 만한 성취를 이루기도 했다. 수능에 대해선 자부심도 있고 좋은 훈장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고 이직을 하고 일을 하면서 수능 시험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게 됐다. 어차피 지나간 것이고 더 이상 나에게 영향을 미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회사 일을 잘 하고 돈을 잘 모으면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수능을 생각하게 됐다. 15년이나 더 된 시험, 10년차가 다 돼가는 직장인이 수능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그것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기에, 그것은 단순히 목표했던 대학을 가기 위한 것만은 아니기에, 또한 그것은 한 사람의 태도를 정하는 과정이기에, 15년이 지난 나에게도 그 시험은 여전히 유효했다. 주어진 상황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부딪혀 가는 태도를 얻은 것은 절망적이었던 독학 반수의 경험 덕분이었다. 그러니 나는 이 시험을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