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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May 06. 2020

열두 번째 이야기 외전-50mm의 시선, 피르스트-

여행을 기억하다. 휴먼의 2018 유럽여행

:: PENTAX P50, 50mm의 시선, 피르스트 ::


하늘 위를 걷는 기분.
몇 날 며칠을 걷더라도 기분이 좋을 것 같은 풍경과 날씨.
여행자에게 있어 피르스트(First)는 스위스의 자연을 만나는 아주 쉬운 방법이었다.


카메라 : Pentax P50
렌즈 : PHENIX F1.7 50mm
필름 : KODAK Color Plus ISO200 36롤

Eigernordwand / Eiger north face / 아이거봉 북편


아이거봉은 알프스 3대 봉우리로 꼽히며, 세계의 산악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구름 위로 올라온 나에게 수줍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런 산을 올라갈 일은 없겠지만, 오랫동안 바라볼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


사방이 평소에 보기 어려운 절경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피르스트 정상의 식당.

각자가 즐기는 방법으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허기를 보내고 있었던 이들.


무엇을 먹고 마셔도 기분 좋은 그곳, 그리고 그곳의 좋은 날씨가 잊혀지지 않는다.

Wind @Switzerland


적당한 바람은 이곳이 어디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적당한 바람은 이곳에서의 하루가 다른 날보다 순탄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적당한 바람은 나의 맥주 맛이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People on the top @First


정상을 즐기는 이들.

나와 같이 빵과 사과를 맛보며 이 광경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고,
그곳을 달리며 그곳을 만끽하는 이들도 있었다.


구름 위에 있다는 기분이 이런 것이겠지.

Bachalpsee / 바흐알프제


이 호수를 이루는 물은 어딘가에서 모이고 모여서 왔을 것이다.


눈이 있는 곳에서는 그 눈이 녹아서 내려오고
물이 있는 곳에서는 사방에서 이 곳으로 길을 내어 내려왔을 것이다.
이곳을 방문한 이들이 사방에서 모였듯이, 이곳에서 호수를 이룬 물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워낭소리


피르스트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걷는 길이 너무나 평온하고 익숙했던 것은 소들의 워낭소리 덕이었을 것이다.


그 소리가 모여 이 동네의 자연이 되고, 생활이 된다.

가을


2018년 9월 29일.

가을의 절정에서 지는 해와 만나는 푸르름을 보았다.
마치 ‘여름은 벌써 잊었어?’라고 되묻는 것 같았다.

PRIVAT


누군가의 사유지.

누군가의 개인생활.
누군가의 생활터전.


여행객인 우리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그런 것.



자연을 50mm 화각에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프로도 아니고 여전히 필름 카메라 꿈나무를 꿈꾸는 나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눈앞에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광경.


다음에는 더 잘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더 잘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여행은 만남입니다’


2018 휴먼의 배낭여행 50mm의 시선 No.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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