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처럼 무서운 꿈을 꿀 것 같은 날이었다. 다가올 잠이 불안했다. 그런 날 밤에 무슨 꿈을 가졌는지, 왜 포기하는지, 왜 행복을 좇지 않는지, 그럼 뭐가 행복한지 진지한 통화를 하다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이어가다 어느 순간 눈이 감겨 잘 자라고 급히 인사하고 눈을 감았다. 낮 동안 무서워하던 것들은 까맣게 잊고 잠들었다.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나지 않는 새카맣게 편한 잠을 잤다.
이미 헤어진 사람과 꿈에서도 헤어진다. 낮에 본 무서운 장면을 꿈에서 다시 본다. 결국엔 잘 잔다. 요즘은 피로가 공포를 이긴다. 잠을 지켜준다. 할 일이 남은 사람처럼 작은 불을 켜둔 채로 잠들고 깨기를 반복한다. 그래도 작은 불이 꿈을 지켜준다. 밤과 잠과 꿈을 지켜주는 것들이 있다. 그리운 사람은 여전히 그립고, 불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대체로 즐겁다. 꿈과 행복만을 위해 살진 않지만 기뻐할 일이 많다. 정직하게 슬퍼하는 덕분일지도 모른다.